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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논문.평설90

언어와 공존하는 시인-시와함께 2021 여름호 시조평 / 김민정 언어와 공존하는 시인 김민정(문학박사, 시조시인) “시인이란 언어와의 사랑놀이를 평생토록 지속하는 사람이다. 그때그때의 낱말 선택에서 딴 것으로 대체될 수 없는 유일자를 찾아내야 하는 시인은 개개 낱말에 대한 낭만적 사랑을 평생 고질로 앓고 있는 충직한 사람이기도 하다.”고 유종호는 『시란 무엇인가』에서 말하고 있다. 결국 시인은 언어를 가지고 자유자재로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들이다. 어떤 낱말로 어떻게 낱말을 얽고, 짜고, 꿰매고, 홀치는가로 그 작품이 여러 사람에게 공감되는 좋은 작품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 그런 언어, 그런 낱말들을 공짜로 마음껏 가져다 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하고 문득 생각해 본다. 우리가 낱말을 많이 알면 알수록 사상이나 감정의 폭이 .. 2021. 10. 25.
제30회 나래시조문학상 심사평 / 천숙녀의 <묵정밭> 묵정밭 천숙녀 옹벽擁壁도 금이 갔고 집은 반쯤 기울어져 내부수리에 들어간 녹아 난 가슴이다 아픈 곳 제대로 짚어도 거푸집 차양 치고 어둠의 덫을 열어 몇 점 얼룩만 남겨지길 새 터에 집 짓는 일, 화전민 터 찾아 나선 뒤꿈치 발 시리다고 앙탈부리는 나를 본다 내려놓고 비운 삶 어둠을 걷고 나와 아픈 내부 지켜보다 빈 가지로 올랐지만 목숨은 어디에서나 용수철로 사는 거다 갈퀴 손 훈장으로 햇빛으로 쏟아진 날 묵정밭 일구어서 씨 뿌리고 모종하자 바람도 멈춘 시간 깨워 태엽을 감아준다 - 2021 《나래시조》 봄호 희망의 메시지 제30회 나래시조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천숙녀시인께 축하를 보냅니다. 이번 본심심사는 이광, 김선호, 황정희, 손증호, 이승현, 김민정 여섯 사람이 하게 되었으며 초천에서 들어온 9편의.. 2021. 7. 14.
격변기의 시조와 국난 극복 의지 격변기의 시조와 국난 극복 의지 김민정(한국문협 시조분과회장, 문학박사) 우리의 시조는 시절가조(時節歌調)라는 말에서 온 말이다. 시절가조란 그때 그때의 시류에 맞는 시가라는 뜻이었고, 현대에 오면서 노래보다는 문학이라는 뜻으로 이어졌다. 순간을 노래하는 시조이기에 역사적인 순간의 격변기 속에서 우리는 시조로서 그 감정을 읊었고, 또한 그러한 격변기의 국난 극복 의지를 시조작품에 피력했다. 시조의 완성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한 고려말,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작품들은 고려라는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고려 충신들과 조선을 건국하고자 했던 이성계 사이의 격변기에서 탄생된 작품들이 많다. 포은 정몽주는 이성계의 계략을 눈치채면서도 그의 병문안을 가게 되고 이방원은 그에게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 2021. 7. 13.
김상옥 시조에 나타나는 傳統精神과 傳統美의 회복(여성시조23호, 2020) 김상옥 시조에 나타나는 傳統精神과 傳統美의 회복 김민정(성균관대 문학박사, 한국문협 시조분과 회장) 올해는 김상옥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艸丁 金相沃은 시와 시조에 걸쳐 많은 작품을 남기고 있기 때문에 시인으로, 또는 시조시인으로 불리며, 서예가이기도 하다. 시조집으로는 ?草笛?(47), ?三行詩?(73), ?향기 남은 가을?(89), ?느티나무의 말?(98), ?눈길 한번 닿으면?(01) 등을 간행하였다. 시집으로는?고원의 곡?(48), ?이단의 시?(49), ?衣裳?(53), ?木石의 노래?(56), ?墨을 갈다가?(80) 등을 간행하였고, 동시집으로?석류꽃?(52), ?꽃 속에 묻힌 집?(58) 등이 있으며, 산문집 ?詩와 陶磁?(75)가 있다. 김상옥은 1920년 음력 3월 15일 경남 .. 2021.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