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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논문.평설95

강원문학작가상 심사평(시조, 2025) 새 아침을 맞으며 새벽안개 걷히면서 무대 막이 올라간다누군가 ‘지잉’ 하고 징소릴 울린 게지스르르 여명을 걷고깨어나는 환한 빛 휘파람새 노랫소리 서곡(序曲)으로 울리면서아폴론의 황금마차 하늘길을 달려오면누리엔 차고 넘치는진초록의 힘찬 깃발 세상은 3막 5장 공연장(公演場) 아니던가서로가 맡은 배역(配役) 성실히 연기하며연극(演劇)이 끝날 때까지최선을 다하는 맘 오늘의 주연(主演)은 내가 되고 싶어라해님이 가는 길 즐겁게 동행하며내 생애 가장 빛나는 금자탑을 쌓고 싶다 강원문학작가상 시조 심사평> ‘새 날의 주인공’으로 살고 싶은 자존과 긍정의 작품 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시조를 짓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구나’하고 느꼈다. 세 작품 모두 고른 수준이었는데, 문학이란 운문이든 .. 2025. 9. 8.
시조 신인상 심사평 (이창식) 통합의 노래 이창식 잘난 이 삿대질에 비빔밥을 생각한다고운 색 다른 얼굴 향기로운 나물들이기름옷 다소곳 두른 눈빛들이 반짝인다 너 없고 나 없으니 우리라는 비빔밥새 맛을 창조하여 피가 되고 살이 되어반듯한 꿈 하나 위해 초개草芥되어 산화하리. 시조의 형식과 내용을 잘 버무린 시조 김민정(시조시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시조는 정형이기 때문에 먼저 운율이 잘 맞아야 한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운율이 맞지 않으면 시조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창식의 시조는 먼저 시조의 운율이 잘 맞다. 형식 다음 내용인데, 내용은 현대시조이니만큼 현대감각이 살아나야 한다. 옛날에 많이 쓰던 주제라든가, 소재를 끌어올 경우 현대적 감각이 떨어져 독자의 외면을.. 2025. 9. 8.
제6회 강북문인협회 문학상 심사평 시 「비가 내린 날」, 동화 「기찻길 옆 북경반점」 영예로운 수상-제6회 강북문인협회 문학상 예심을 거쳐 올라온 시 10편 중에 비유가 많은 「비가 내린 날」을 선정했다. 이 작품에는 신선한 비유들이 많아 생동감이 있다. 비를 ‘하늘이 버리지 못한 오래된 편지 같았다’는 직유법을 사용하고 있고, 비가 땅끝에 스며듦을 ‘잊은 줄 알았던/ 이름 하나 / 마당 끝 고요에 스며들고’라며 옛 연인의 이름이 스며든다고 표현하여 내리는 비를 보며 지금 그 이름이 내 가슴에 스며들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예전에 사랑했던 사람일 것이다. 그 사람의 존재가 3연에 드러난다. ‘서로의 침묵을 조용히 덮어주며/ 젖어 갔다’는 표현 속에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서로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고 같다. ‘.. 2025. 9. 6.
김보환 시조집 축사 감사와 긍정, 겸손과 교훈의 시조  김보환 시조집 『언덕을 넘어서』 출간을 축하드린다. 작년 미수를 지나신 연세에도 꾸준히 작품을 쓰고 계신 점이 존경스럽다. 더구나 늘 정장 차림으로 외출을 하시는 모습도 후배시인들의 귀감이 된다. 그의 시조 몇 편을 살펴본다. 길 막는 험한 바위 원망도 아니하고  옆구리 간질이며 살랑살랑 지나가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너를 닮고 싶구나 - 「물같이 살고파」 전문   김보환 시인의 호는 여수(如水)이다. 물의 덕을 지니며 물같이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고, 위 시조는 그것을 잘 표현하고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김보환 시인은 그렇게 물을 닮은 삶을 살고 싶어한다. 문학 속에는 그 시인의 가치관이나.. 2025.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