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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 2024. 02. 19 [김민정 박사]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김민정 박사님 조회수: 3,381 등록일: 24.02.19 댓글수: 0 공유share 링크복사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영하 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 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는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2024. 3. 31.
대숲 아래서 / 나태주, 2024. 02. 05 [김민정 박사] 대숲 아래서 김민정 박사님 조회수: 4,193 등록일: 24.02.05 댓글수: 0 공유share 링크복사 1 / 바람은 구름을 몰고 / 구름은 생각을 몰고 / 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 / 대숲 아래서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 2 / 밤새도록 댓잎에 별빛 어리듯 / 그을린 등피에는 네 얼굴이 어리고 / 밤 깊어 대숲에는 후둑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 / 그리고도 간간이 사운대다 가는 밤바람 소리. 3 / 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 쓰고 /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 자고 나니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 자죽, / 문을 여니 산골엔 실비단 안개. 4 /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가을, / 해 지는 서녘 구름만이 내 차지다. / 동구밖에 떠도는 애들의 소리만이 내 차지다. / 또한 동구.. 2024. 3. 31.
남사당 / 노천명 2024. 01. 29 [김민정 박사] 남사당 김민정 박사님 조회수: 4,525 등록일: 24.01.29 댓글수: 0 공유share 링크복사 나는 얼굴에 분(粉)칠을 하고 / 삼단 같은 머리를 땋아 내린 사나이 초립에 쾌자를 걸친 조라치들이 / 날라리를 부는 저녁이면 / 다홍 치마를 두르고 나는 향단이가 된다./ 이리하여 장터 어느 넓은 마당을 빌려 / 램프불을 돋운 포장(布帳)속에선 / 내 남성(男聲)이 십분(十分) 굴욕(屈辱)되다. 산 넘어 지나온 저 동리엔 / 은반지를 사 주고 싶은 / 고운 처녀도 있었건만 / 다음 날이면 떠남을 짓는 / 처녀야! / 나는 집시의 피였다. / 내일은 또 어느 동리로 들어간다냐. 우리들의 도구를 실은 / 노새의 뒤를 따라 / 산딸기의 이슬을 털며 / 길에 오르는 새벽은 / 구경꾼을 모으는 .. 2024. 3. 31.
한국문학인 세계속을 거닐다 (10) 한국문학인 세계속을 거닐다 10 한국문인협회 제28회 해외 한국문학 심포지엄 및 유럽 문학기행 다녀오다 김민정(시조시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겸 상임이사) 람블라스 거리를 거닐며(김남희동화작가, 이원희시조시인, 강정화시인, 김민정시조시인, 김호운소설가, 박경희시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의 걸작품 성가족성당, 구엘 공원을 보았다. 곡선미를 사랑했던 가우디 건축의 미적 감각을 구엘 공원에서 확실하게 보았다. 물론 성가족성당에서도 부분적으로 보였지만, 곡선미가 더 잘 나타나는 건 구엘 공원이었다. 그리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길거리에서 카사 밀라의 외관과 카사 바트요의 외관도 보았다. 카사 밀라란 공동주택 계획으로 디자인한 건축물이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팬이었던 페드로 밀라 이캄프스가 카사 바트요를 보고 의.. 2024.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