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80 목동 살롱 /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월간문학 2023. 4월호)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김민정(시조시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팔팔대로 달려가다/ 여의도에 접어들면// 가로등 꼭대기에/ 갈매기떼 즐비하다// 양날개 살풋, 펴들고 온 서울을 품고 있다 - 졸시조, 「여의도 솟대」 전문 목동 예술인센터에 있는 한국문인협회 임원회의와 이사회를 끝내고 집으로 갈 때면 차창 거울을 통해 보이는 노을진 서녘하늘과 가로등이 참 멋있다. 가로등은 마치 갈매기가 날개를 펴고 날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만큼 새의 형상을 많이 닮아있다. 나는 이 길을 일 년에 몇 번씩 4년간을 다녔다. 정식 이사회는 일 년에 네 번이지만 임시 임원회의도 있고, 때로는 심사도 있고, 그 외 일들이 있어 수시로 다니다 보니, 이 길이 익숙하게 되고 언제부터인가 정든 길이 되었다. 어쩌다 나는 문협과.. 2023. 3. 1. 자존심(自尊心)과 자존감(自尊感) 自尊心과 自尊感 (Pride and Dignity) '자존심'은 '나는 잘났다.'면서 자신을 지키는 마음이고, '자존감'은 '나는 소중하다.' 하면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 입니다. 오래 전에 일본 최고의 명문 공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천재 학생이 공부를 더 하라는 교수와 선배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회사에 취업하기 위하여 '마쓰시다 전기회사' 에 입사지원서를 접수시켰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수석을 놓친 적이 없고 항상 남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주위 사람들한테서 부러움의 대상인 천재 학생이었기에 공부를 포기하고 취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남들이 이해 못하는 숨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 천만 뜻밖에도 합격자 명단에 천재의 이름은 빠져 있었습니다. 그는 몇 번이고 확인하였지만 .. 2021. 7. 13. 유라시아대륙횡단 철도를 꿈꾸며-금강산 기행(여기, 2020 겨울호 게재) 유라시아대륙횡단 철도를 꿈꾸며 -금강산 기행 김민정(한국문협 시조분과회장) 아름다운 국제항 마중하는 부산역 바다 거친 해상로 대륙 이은 육상로 널 통해 만나야 하리 푸른 꿈을 이루리 화창한 봄날 위로 경부선이 달려가고 파도가, 동백섬이, 오륙도가 펄럭인다 사람이 그리운 날엔 너를 만나야 하리 물류와 여객수송 한반도 으뜸인 역 먼 대륙을 향한 설렘의 기적이 운다 국가의 대동맥선인 경부선에 꽃 핀다 남쪽바다 아침햇살 눈부시게 받으며 유라시아 대륙으로 펼쳐나갈 꿈의 시작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긴 기적이 우렁차다 -「부산역」전문 우리나라는 유럽과 대륙으로 이어진 반도 국가다. 대륙의 동쪽 끝에 붙어있는 작은 나라이다. 현재의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휴전중인 나라, 그 중에서도 남한만의 땅을.. 2020. 12. 20. 설악산과 지리산 등정기 설악산과 지리산 등정기 김민정(한국문협 시조분과회장, 문학박사) 1. 대청에 서면 흐르는 구름하며 제멋 겨운 나무하며 바람소리 산새소리 데불고 살 줄 아는 설악은 기골장대한 늠름한 사내였네 한 치 키를 더해 본들 여전히 높은 하늘 팔 벌려 안아본들 여전히 넓은 세상 인간은 어느 귀퉁이 자기 성을 쌓고 있나 - 「대청에 서면」 전문 설악산雪嶽山은 겨울이라야 산의 진면모가 드러난다. 눈 쌓인 겨울에 보면 산 능선의 기골이 제대로 드러나 왜 산의 이름이 설악雪嶽인지를 알게 해 준다. 갈비뼈를 드러내듯이 산의 능선을 드러낸 겨울 설악산의 위용은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아니라 남성적인 강인함을 느끼게 한다. 흐르는 구름과 제 멋 겨운 나무와 바람소리, 산새소리 등을 모두 포용하며 서 있는 산은 너그럽고 늠름한 사내대.. 2020. 12. 14. 이전 1 ··· 3 4 5 6 7 8 9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