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세계 속을 거닐다(4)
한국문인협회 제28회 해외 한국문학 심포지엄 및 유럽 문학기행 다녀오다
글: 김민정(시조시인, 한국문인협회 상임이사)
2023년 10월 25일, 이 날은 리스본 TRYP MONTIJO PARQUE호텔에서 아침 식사 후 회의용으로 마련된 식탁에서 막바로 <제28회 해외 한국문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8시 이전에 식사를 모두 마치고 아침 8시에 아침해가 비치는 실내 아늑한 자리에서 우리는 심포지엄을 하게 되어 밤에 하는 것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김호운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2023년 해외 한국문협 심포지엄은 코로나19 신종 바이러스 창궐로 중단했다가 3년 만에 열리며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지브롤터 등 우리에게 낯익은 문인들이 활동하던 나라이기에 의미가 깊다. 특히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는 문청 시절 우리가 즐겨 읽던 작품이며, 2021년 라파엘 달 주니어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스페인 문학이 새롭게 주목받았다. 또 포르투갈은 일찍이 해양
을 지배하면서 문학에도 영향을 끼쳐 199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라마고의 「눈 먼 자들의 도시」는 국내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계 속에 한국문학의 위상”이라는 주제로 김호운 이사장은 「한국문학의 세계 속 외연 확장에 따르는 문제점」이라는 기조발제를 하였고 강정화 부이사장은 「세계 문학 속에 한국문학의 위상」 권남희 수필분과회장은 「K-컬처와 동반성장 과정에서 한국문학이 해야 할 일」이란 주제발표로 담론을 이어갔으며 참석자 모두로부터 동감을 얻게 되었다.
제28회 해외 한국문학 심포지엄 모습 (사회 김민정 부이사장(상임이사),
기조발제 김호운 이사장, 주제발표 강정화 부이사장, 권남희 수필분과 회장)
제28회 해외 한국문학 심포지엄을 마치고 한국문인협회 회원들
리스본을 떠나 안달루시아 지방의 세비야로 다섯 시간 이상을 달려갔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려 커피도 마시고 간식도 먹은 후에 세비야에 도착했다. 세비야는 안달루시아 최대의 도시로,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비제의 <카르멘>의 무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세계 3대 성당 중 하나인 세비야 대성당을 관람하게 되었다.
세비야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ía de la Sede)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세비야에 있는 로마 가톨릭 대성당이다. 1987년 UNESCO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스페인의 주교좌 성당이기도 하다. 세비야 대성당은 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대성당(르네상스 양식), 영국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네오르네상스 양식)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세 번 째로 큰 성당이다. 고딕 양식 성당 중에서는 가장 크다. 1401년 성당 참사회의 “그 어떤 다른 성당과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크게 지어 이 성당이 마무리되면 성당을 보는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로 해야 한다.”라는 결정으로 무조건 톨레도 대성당보다 크게 지어야 한다며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짓기 시작해 105년 후인 1506년에 완공되었으며 세비야 관광의 핵심이다. 대성당 종탑인 히랄다탑(Giralda)은 12세기 말 이슬람교도 아르모아 드족이 만들었다. 원래는 이슬람사원의 첨탑이었으나 헐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다가 16세기에 기독교인들이 플라테스코 양식의 종루를 설치했다. 28개의 종과 신앙을 상징하는 여성상을 세워 풍향계 역할을 하게 했으며, 탑의 이름을 풍향계를 뜻하는 히랄다라고 불렀다. 첨탑의 최고 높이는 42m이며 히랄다탑은 104.5m의 높이를 자랑하기도 한다. 17~18세기에 들어와 르네상스 양식과 바로크 양식이 추기되면서 여러 양식이 혼합된 건물이라 한다.
또한 세비야의 중앙제단은 금으로 되어 있다. 예수의 탄생에서부터 세례받는 모습,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장면까지 예수의 삶을 세밀한 조각으로 표현한 주 제단은 불빛들이 반복적으로 비추고 있다.
세비야 대성당 앞 한국문인협회 회원들
세비야 대성당의 금으로 된 중앙제단(성경이야기 조각상) 밖과 안의 모습
세비야 대성당은 1478년에 페르난도 2세와 이사벨 여왕의 유일한 아들이었던 아라곤의 후안 왕자가 세례를 받은 곳이기도 하며, 카스티야의 페르난도 3세, 알폰소 10세와 같은 군주들의 유해를 안치하고 있다. 후안 드 세르반테스 추기경, 페드로 곤잘레즈 데 멘도자 추기경 등이 묻혀 있다. 또한 남쪽 문 근처에는 콜럼버스 묘가 있는데, 에스파냐의 옛 왕국인 레온, 카스 티야, 나바라, 아라곤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관을 메고 있다. 이 관에는 콜럼버스 유골분이 안치되어 있고 그의 아들도 유해가 이곳에 안치되어 있다.
컬럼버스의 유골분 안치 묘
콜럼버스와 그의 아들의 유해가 이곳 세비야의 대성당에 있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한 때 콜럼버스는 모함을 받아 내쳐졌으나 그의 막내 아들이 그의 명예를 복권시키는 글을 쓰게 되고 그것을 인정받아 다시 이곳에 콜럼버스의 유해를 모셔오게 되었다 한다. 콜럼버스가 스페인과 유럽에 준 영향력은 실로 위대한 것이었다. 유럽을 부강한 나라들로 만든 것이 콜럼버스의 힘이라니 참으로 놀랍다. 콜럼버스 때문에 금을 실어올 수 있었고, 그것으로 대성당을 금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는 것도…신대륙 발견은 스페인에게 막대한 부를 선물했다. 왜 그들이 콜럼버스의 유해를 왕족과 추기경들이 묻히는 이곳에 보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1492’에서 그러한 내용이 잘 나타난다고 한다. 우리는 대성당을 관람 후에 대성당 앞에서 마차을 타고 과달키비르강(江) 강변을 산책하며 스페인 광장을 향해 갔다.
세비야의 마차(김호운이사장, 김민정부이사장, 김영두소설분과회장, 권남희수필분과회장)
마차를 타고 가며 황금의 탑(Gold Tower)을 보았다. 황금의 탑은 1220년 이슬람교도가 과달키비르강(江)을 통과하는 배를 검문 하기 위해 세웠다. 강 건너편에 '은의 탑'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두 탑을 쇠사슬로 연결하여 세비야에 들어오는 배를 막았다. 이곳에서 마젤란이 세계일주 항해를 떠난 것과 관련되어 현재 해양박물관이 자리 잡았다. '황금의 탑'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처음 탑을 지을 당시 금타일로 탑의 바깥을 덮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16~17세기에 신대륙에서 가져온 금을 이곳에 두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황금의 탑
다음의 목적지는 스페인광장(Piazza di Spagna)이었다. 세계 도처에 "스페인 광장"이라는 이름의 광장이 있다.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진 로마에도 있고 수도인 마드리드에도 있고, 작은 섬 괌에도 있다. 그러나 그 중의 제일은 이곳 세비야에 있는 스페인 광장이라고 한다. 극장식 반원 형태의 건물에 둘러싸인 광장은 아줄레주 양식(이슬람의 영향을 받아 채색된 타일로 건물을 장식하 는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에서 한국문인협회 회원들
스페인 광장 건물에서 현지 스페인 청년들과 함께 한국문인협회 회원들
오늘 일정에는 없었으나 거리를 단축하기 위하여 모로코 가는 길에 영국령인 지브롤터 바위산(일명, 타리크의 산)을 보기로 했다. 이곳에는 바바리원숭이가 서식한다. 여기에 갈 때는 여권을 보여주어야 하고 가방 검사도 한다. 케이블카와 차로 오를 수 있는 정상에서는 지중해와 아프리카가 보인다고 한다. 북쪽으로는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과 접하고 있고, 면적은 6.8km2, 인구는 2012년 기준으로 3만 명이다. 바위산에는 구멍이 수없이 많은데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한 요새라고 한다. 우리는 면세점이라 하여 한 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으로 이곳을 한 바퀴 돌아보며 필요한 물품들을 샀으며 나는 딸들에게 줄 엽서 몇 장을 샀다.
지브럴터 바위산 모습
지브럴터 검문소 앞 거대선인장
(김민정부이사장, 김호운이사장, 이원준감사, 뒤 박경희감사)
지브럴터 시내(김민정부이사장, 이원희 시조시인)
한국문인협회 회원들이 탔던 지중해를 지나는 페리호
우리는 8시 페리호로 모로코를 갈 예정이었지만, 기상조건 때문에 8시 페리호가 떠지 않아 9시 페리호를 타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우리는 일찍 항구에 닿았고 표를 사는 시간까지 대기해야 했으며, 표를 사기 시작하고 우리가 줄을 서고 나서도 한참을 기다려서야 겨우 표를 받고 여권과 페리호표를 검사받으며 통과하고 나서야 배에 오를 수 있었다.
자세한 여권 검사는 배 안에서 다시 줄을 서서 받아야 해서 배가 출발하고 나서도 한참 후에야 우리팀의 여권 검사가 끝났고 줄은 여전히 길어서 도착할 때까지 다 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되기도 했다. 자리에 앉은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벌써 내릴 준비로 사람들은 갑판 쪽으로 몰려들었고 유럽인, 아시아인, 아프리카인 들이 섞여 제 나라말들로 떠들고 있어 시끄러웠으나 모두 여행의 즐거움에 들떠 있는 듯했다.
우리는 밤 10시가 넘어 모로코 탕헤르 항구에서 대기중인 버스를 타고 모로코 호텔에 들어갔으며 호텔에서 준비한 늦은 저녁을 먹은 후에 그 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타라파 항구에서
김 민 정
몇 번의 여권 검사 / 페리호 티켓 검사
유럽과 아프리카 / 동서양이 섞여 있다
뱃길은 한 시간인데 / 기다림은 왼종일
지중해를 지나면서 / 달라지는 이국 풍경
마음은 바다 위에 / 하나같이 들떠 있다
말소리 제각각이라도 / 즐거움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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