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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인 세계 속을 거닐다(3)
한국문인협회 제28회 해외 한국문학 심포지엄 및 유럽 문학기행 다녀오다
글: 김민정(시조시인, 한국문인협회 상임이사)
셋째 날은 유럽 이베리아 반도 서부에 위치한 나라 포르트갈의 수도 리스본을 가게 되었다. 포르투갈어로는 리스보아(Lisboa)라고 한다. 테주강(타호강)의 삼각 하구 우안(右岸)에 위치한다. 이 나라 최대의 도시이며, 유럽대륙 대서양 연안 굴지의 양항(良港)이다. 1255년 코임브라로부터 천도한 뒤 수도로서 현재까지 이르렀으며, 15∼16세기 해외진출 시대에는 유럽 유수의 상공업 도시가 되었다. 리스본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우리는 유럽의 땅끝이라고 하는 카보 다 로카(Cabo da Roca)라는 곳에 갔다. 유라시아대륙의 최서단인 이곳을 선원들은 ‘리스본의 바위’라고 부른다. 버스를 내려 100미터 쯤 걸어서서 육지 끝에 세워진 십자가탑을 만난다. 십자가탑에는 유럽의 땅끝임을 알리는 카몽이스의 시구절이 쓰여 있다. “여기는 육지가 끝나는 곳이고, 그리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람에 옷자락이 펄럭여 바람이 많은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이곳에서 절벽 아래에 펼쳐진 푸른 대서양을 바라보며 바다로 나아가던 옛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들에게 바다는 두려움이었고 모험이었고 또한 설렘이었을 것이다. 용감한 자들만이 새로움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용감하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그 중 일부가 성공했을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이 실천이 있었으리라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탑 앞에서 여러 컷의 기념사진을 찍으며 우리가 이곳을 다녀왔다는 흔적을 남겼다. 이곳 입구에서 닭모형을 솟대에 세워놓은 것을 보았기에 기념품 가게에 들려 닭모형 조각을 한 쌍 샀다. 닭이 행운을 상징한다고 해서...
십자가탑 앞 대서양 김호운소설가, 권남희수필가, 김민정시조시인, 김한섭수필가
카보 다 로카 십자가탑 앞에서 한국문인협회 회원들
다음으로 우리는 제로니모스 수도원을 방문했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 외곽만 구경할 수 있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포르투갈의 탐험가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화려한 건물이며 리스본의 역사적인 구역 벨렘에 있으며, 이 도시에서 가장 훌륭한 역사 유적 중 하나라고 한다. 이 수도원은 15세기의 왕 마누엘 1세의 이름을 따 마누엘린 양식이라 한 고딕, 이탈리아, 스페인, 플랑드르 디자인을 병합한 건축 양식의 걸작이다. 1498년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항을 개척함으로써 비단과 향신료가 포르투갈에 들어오게 되자 마누엘 1세가 그의 부를 상징하기 위해 짓기 시작한 수도원이다. 야자수처럼 생긴 기둥과 천장은 마누엘 양식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수도원안 성당에는 인도를 개척했던 포르투갈의 항해자 바스쿠 다 가바의 석묘와 시인 루이스 바스 데 카몽스의 석묘가 자리하고 있다. 바스쿠 다 가마의 석묘에 밧줄을 쥔 손을 조각해 놓은 기둥이 있는데 이것을 만지면 항해를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조각은 사람들의 손길로 빛이 나고 있다고 한다.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 앞에서 한국문인협회 회원들
벨렝탑은 바스코 다가마(Vasco da Gama)의 원정을 기리는 기념탑이며, 현대 항로 발전에 기여한 위대한 발견을 기념하는 건축물이다. 16세기 마누엘 1세에 의해 건축되었으며 스페인 출신의 수호성인 성 빈센트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탑이다. 타워의 장식은 전형적인 마누엘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1512년 착공하여 1519년 완공되었다 한다. 4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높이는 30m에 달한다. 테주강 위에 세워진 탑이었으나, 지금은 강물의 흐름 때문에 탑이 강물 위로 노출되었다. 외국 선박의 출입을 감시하며 통관 절차를 밟던 장소이며 대항해 시대 에는 왕이 이곳에서 선원들을 맞이했던 곳이기도 하다. 스페인 지배 당시에는 정치범과 독립운동가들을 지하에 가두던 물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내부 관람이 가능하며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1983년 인근의 제로니모스 수도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벨렝탑 앞에서 한국문인협회 회원들
포르트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고(Jose Saramago,1922.11.16. ~ 2010.6.18) 의 기념관을 찾았다. 1998년 『눈먼 자들의 도시』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그의 기념관은 리스본 항구 앞 타구스 강가에 있었다. 건물 외곽은 특이했는데, 돌출된 부분은 물고기 비늘을 상징한다고 한다. 기념관에는 그의 생전의 모습을 담은 노벨상 수상 장면, 인터뷰 장면, 신문기사,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된 그가 쓴 책들과 그의 두상이 전이 전시되어 있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가상현실이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운전 중 횡단보도 신호 앞에서 갑자기 눈이 먼 것을 시작으로, 눈 먼 병은 삽시간에 사람들을 전염시며 전 도시를 휩쓴다. 단 한 사람만이 감염되지 않아 인간의 존엄성이 무너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눈 먼 자들은 다시 하나 둘 눈을 뜨게 되고 눈뜬 자들의 세계로 돌아오며 소설을 끝을 맺는다.
그는 10편의 베스트셀러 소설 이외에도 시·희곡·단편·수필 등을 썼다. 사라마구는 60세의 나이에 장편소설 『수도원 회고록(Memorial do convento)』(1982)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8세기 초반의 종교재판을 무대로 한 이 작품은 노련한 전사 발타사르와 비상한 힘을 지닌 여인 블리문다의 사랑을 다룬 복잡한 환상소설이다.
사라마고는 1922년 11월 16일 리바테주 지구에 있는 아지냐가 마을의 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일찌감치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나중에 출판사의 편집자로 들어갔으나 자신의 글은 거의 쓰지 못했다. 1969년 사라마구는 안토니우 데 올리베이라 살라자르 독재 치하의 억압적인 문화적 분위기를 참을 수 없어 공산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1974년 4월 혁명 이후 역공에 나선 반공 세력에게 떠밀려 그는 신문사에서 쫓겨났다. 그 무렵부터 그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제 사라마고 기념관 건물
노벨문학상 수상사진 앞에서 김호운이사장, 김민정부이사장, 강정화부이사장
주제 사라마고의 기념관 안에서 한국문인협회 회원들
리스본에서의 저녁식사 (김호운이사장, 강정화부이사장, 김민정부이사장,
김영두소설분과회장, 권남희수필분과회장, 홍성훈아동분과회장)
사라마고의 기념관을 둘러 보며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작품을 쓴다는 것은 실로 위대한 일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피하여 더 넓게 세상을 이해하고 인간을 이해하며 사랑하는 일, 세상을 위해 인류를 위해 할 일은 무엇이고 문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 하루였다.
기념관을 나서며 우리는 툭툭이를 타고 잠깐 골목을 누벼보았다. 비가 내리는 좁은 골목에 전차와 택시와 툭툭이까지 다니느라 길은 더욱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를 맞으며 관광지를 돌아보고 저녁을 먹은 시간까지는 예정된 시간대로 잘 진행되었으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차가 너무 막혀 늦게 숙소로 돌아오게 되어 저녁 8시에 하게 되어 있던 “제28회 해외 한국문학 심포지엄” 행사는 다음날 아침 8:00시에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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