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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신문 연재

흐미, 초원의 노래 / 최은희

by 시조시인 김민정 2020. 8. 16.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흐미, 초원의 노래 <최은희>

 

초원에 터를 잡은 바람의 아들딸이

목울대에 깊이 박힌 심연深淵의 소리 뽑아

대륙에 아침을 연다,

제국의 그날처럼

 

나직하되 굵은 목청 말발굽을 일으키며

갓난아기 살찌우는 유르트 속 자장가

청청한 하늘 소리에

범접 못할 땅 울림

 

달려도 지치지 않는 지상의 모든 것들

시나브로 흐려지는 몽고반점 다독이며

또 한 번 사자후 토할

칭기즈칸 부른다.

 

* 흐미 - 몽골의 전통 음악인 가창 예술. 유네스코 무형문화재.

* 유르트 - 유목민의 원형 천막집.

 

몽고의 푸른 초원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 정신없이, 야릇한 봄을 보내고 맞은 여름이다. 중국과 일본은 장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능하면 피해 없이 잘 지나가면 좋겠다. 푸른 초원에서 말을 타고 마음껏 달리며 답답한 마음을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만의 감정이 아닌 우리 모두의 감정일 것이다. 우리가 햇빛과 공기의 고마움을 그 동안 너무 잊고 지냈던 것은 아닐까. 쉽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따뜻한 햇빛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인간이 하는 전쟁을 비웃기라도 하듯,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현재의 인간 상황은 인간끼리 하던 전쟁 때보다 더 아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현실이 안타깝다.

달려도 지치지 않는 지상의 모든 것들/ 시나브로 흐려지는 몽고반점 다독이며/ 또 한 번 사자후 토할/ 칭기즈칸 부른다.’ 아직도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세상이 어려운 시기에 영웅이 나타나듯, 이 어려운 시기를 잠재울 영웅이라도 나타나면 좋겠다. 이 시대의 영웅은 징기스칸 같은 인간이 아니라 바이러스 잡는 백신이 될 것이다. 그 동안 코로나19 대처를 어느 나라보다 잘해 온 한국이 백신도 가장 빨리 개발하여 특허를 받으면 정말 좋겠다. 그것만이 지금 상황에서 세계를 밝게 비출 대안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백신 개발의 소식을 기다려본다.

 

작가 최은희시인은 중등학교 교사 역임. 한국시조협회 총무국장, 현대시조유취, 시조사랑편집위원. 시조세계화 추진위원. 한국시조협회문학상 본상, 대상 수상. 시조집으로 흐미, 초원의 노래가 있다.

송파신문사(songp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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