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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신문 연재

들었다 / 김민정

by 시조시인 김민정 2020. 8. 16.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들었다 <김민정>

 

물소리를 읽겠다고 물가에 앉았다가

물소리를 쓰겠다고 절벽 아래 귀를 열고

사무쳐 와글거리는 내 소리만 들었다

 

I Heard

 

Hoping to read the water sounds,

I sat down by the water.

Hoping to write the water sounds,

I listened up under the cliff.

However, what I just heard there

was my loud cry in sorrow.

- 시조집, 함께 가는 길에서

 

얼마 전 시조집을 두 권 내었다

. 한 권은 일반시조집인 창과 창 사이이고, 또 한 권은 수석시조집인 함께 가는 길 Going Together이다. 교정을 보아야 했기 때문에 먼저 창과 창 사이를 내고, 그 다음에 함께 가는 길 Going Together을 교정 보았다.

그런데 수석시조집은 영문으로 번역까지 했기 때문에 번역과 사진과 내용까지 교정볼 것이 많아 자꾸 늦어지게 되어 5월 달에 함께 출간되기를 바랐던 수석시조집은 6월에야 나오게 되었다. 수석시조집은 처음에는 130편을 골라놓았으나 아무래도 책이 너무 두꺼워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마지막으로 111편의 단시조를 골랐다.

표지도 몇 번의 교정을 거쳤고, 내용도 7,8번의 교정을 본 다음에야 인쇄에 들어가게 되었다. 일반시조집과는 달리 사진의 색상까지 잘 나올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오타도 없고, 사진도 잘 나와서 깔끔한 시조집이 되어 펼치고 나니 고급스런 시조집을 받았다면 받은 분들은 다들 기뻐하셨다. 얼마나 다행인지!

힘들고 어려웠던 탐석의 과정부터 좌대를 짜고 하나하나 관리하기까지, 수석시조집이 탄생하기까지의 어려움들이 생각났고, 이제야 결실을 맺었다는 생각으로 짧은 미소도 스쳐갔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고 했던가? 그 동안 이 구석 저 구석을 굴리며 힘들게 구해온 돌들이 짐짝이 되어 방치될 때 수석들에게도 미안했고, 집안식구들과 주변인들에게도 미안했는데, 이제 정리를 해서 세상에 선보이게 되니 그 미안함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또한 뜻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길이 있다는 것을 경험한 순간이기도 하다. 도와주신 모든 수석인들, 사진작가님께도 감사드린다.

작가 김민정은 1985시조문학창간25주년기념 지상백일장 장원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문협 시조분과회장이다. 시조집으로 함께 가는 길 Going Together』『창과 창 사이』 『누가, 앉아 있다』 『모래울음을 찾아』 『바다열차』 『백악기 붉은 기침』『영동선의 긴 봄날』『사랑하고 싶던 날』『지상의 꿈』『, 여기에 눈을 뜨네등의 시조집과 사람이 그리운 날엔 기차를 타라라는 수필집이 있다.

송파신문사(songp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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