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물 구경 <이재호>
빗물이 와글대며 오일장에 나왔다 거름 지고 장에 와 반짝이는 누런 이 구름 틈 여미는 햇살 찡긋 웃어 보이고
황토빛 두 주목을 불끈대며 앞선다 바람은 치달려도 오로지 아래로만 누워도 하늘을 품고 바다 꿈에 취하다
불어난 거랑 물에 둥둥 뜨는 망초꽃 낮별로 반짝이며 제 노래 들으란다 거랑도 강이 되는 날 종이배를 띄운다
한창 장마철이다 . 중국과 일본이 장마로 많은 이재민을 내며 고생을 하고 있고 그 가운데 있는 우리나라도 장맛비가 예외 없이 내리고 있다. 별 피해 없이 잘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자연은 우리 인간의 상상을 앞질러 가고 있는 것 같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고 기류의 변동도 심하여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노아의 홍수를 생각나게 할 만큼 40일 이상 비가 내리고 있다는 중국은 얼마나 힘이 들까 생각한다. 이 작품에 나타나는 거랑이란 말은 도랑, 또는 냇물을 말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산골의 작은 냇물도 장마철이면 무섭게 불어난다. 황토빛 흙탕물이 아래로 흐르고 있다. 화자는 ‘불어난 거랑 물에 둥둥 뜨는 망초꽃/ 낮별로 반짝이며 제 노래 들으란다/ 거랑도/ 강이 되는 날/ 종이배를 띄운다’고 한다. 비가 많이 오면 작은 시냇물도 강이 되는 위험한 상황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낮은 바다로 물이 금방 빠져서 다행이긴 하다. 하지만 평지에 사는 사람들이나 물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비 피해를 많이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걱정이 되기도 한다. 모두 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며 이 장마철을 잘 견뎌내야겠다.
작가 이재호 시인은 경북 영주 출생으로 아호는 소조小鳥. 2003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었고, 《문예비전》에는 시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영주지부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 나래시조시인협회, 영주시조문학회 회원이다. 시조집으로는 『두메의 아침』이 있다. 송파신문사(songpanews@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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