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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신문 연재

명중 시켜라 / 김홍일

by 시조시인 김민정 2020. 8. 16.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명중 시켜라 <김홍일>

 

화살이 되어라

바람을 일으키며 과녁 한가운데를 꿰뚫는

우레 같은 갈채가 되어라

삶은 이미

시위 떠난 팽팽한 가속도,

절정을 치달리는 긴박감으로

더욱 향기로운 음악이다

 

현을 당겨라

터질 듯 아름다운 음률 속으로

네 모든 춤을 던져라

먹이 쫓는

맹수의 눈빛처럼

바람 앞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부동의 무게가 되어라

 

우리의 삶은 이미 태어나면서 목표점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인지도 모른다

. 활시위를 떠난 화살, 날아가 목표점에 꽂힐 일만 남은 것이다. 그런데 때로 우리는 삶의 목표를 잃고 허둥대기도 하고, 방향감각을 잃고 삶을 헤매기도 한다.

이 시에서는 삶의 목표를 향해, 삶의 절정을 향해 바람을 일으키며 가는 화살이야말로 아름답다고 보는 것이다. 또 그러한 목표를 위해 춤추듯 모든 열정을 쏟고, 목표물을 결코 놓치지 않는 맹수의 눈빛처럼 바람 앞에서도 흔들림 없는 굳건한 삶의 자세가 되기를 권하고 있다.

작가 김홍일은 경북 상주 출생이다. 1992년 시집 내 책상 옆의 휴지통으로 활동 시작. 시집으로는 사랑고파 우는 새야』 『서울의 비둘기는 쓰레기더미에 둥지를 튼다』 『아버지, 우리 도둑질 딱 한 번만 더 해요』 『길 위의 길』 『얼큰한 풍자』 『농담처럼등을 출간하였고, 정신과문학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송파신문사(songp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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