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곰배령, 꿩의바람꽃 < 배종도 >
활짝 필 날 오늘인가, 고개 숙인 여린 꽃잎
자줏빛 감도는 옷 새하얗게 빨아 입고
눈 감고
기다린 하늘
어찌 저리 간절할까.
천의무봉 소매 끝에 함초롬한 이슬방울
무심코 새벽 한 잎 마음껏 마셨는가.
숨결 속
촉촉한 물기
온 사방에 퍼진다.
회색 허공 닦아내는 푸른 오월 들레는 날
곰배령 기슭 돌아 밝아오는 날빛 받고
기어이
날개를 편다,
탈바꿈한 나비처럼
▲ 김민정 시조시인 |
이 시조는 곰배령의 꿩의바람꽃이 소재가 되고 있다
. 꿩의바람꽃은 개화기가 3월~5월이라 요즘 한창 피고 있을 것이다. 깊은 산골인 곰배령에는 조금 늦어 5월에 피었나 보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이 활짝 피었을 때 꽃모양이 꿩의 목덜미를 닮아서 꿩의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꿩의바람꽃은 꽃이 피는 시기가 번식을 위해 꿩이 바람을 피우는 시기와 일치하고 가늘고 연약해 보이는 긴 꽃줄기가 꿩의 다리를 닮았으며 꽃이 활짝 핀 모양이 장끼의 아름다운 깃털 모습을 닮았다는 것이다. 10여 종류의 바람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바람꽃라고 한다. 막 피려고 고개 숙인 청초한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 이 청초한 꽃을 보기 위해서라도 곰배령을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국회의원 선거철이다. 세계가 코로나19로 정신이 없는 가운데 한국만이 제대로 선거를 치루고 있다고 한다. 현재 확진 환자가 두 자리로 조금 안정되어 간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게 불안한 상태다. 그래서 선거가 아무 일 없이 잘 끝나고, 코로나19도 빨리 끝나 세계의 경제와 우리나라의 생활이 안정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배종도시조시인은 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으며, 2018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현재 작품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시인이다. 유명 작품으로는 「문래동 예술촌에서」「법고, 그 소리는」등이 있다.
송파신문사(songp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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