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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신문 연재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 피맛골(김태희)

by 시조시인 김민정 2020. 3. 20.
피맛골

[2020-03-18 오후 3:46:00]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피맛골 < 김태희>

 

쫓기던 골목 끝서 어렴풋이 되살아도

화려한 빌딩 앞에 초라해진 피맛길은

무심코 멋을 잃은 뒤 그리운 줄 알았다

 

큰길 뒤 좁은 통로 얼기설기 눈을 지펴

지난 날 기억 속을 쉴 새 없이 걸어 봐도

기다란 시전巿廛 뒷골목 키가 작은 밥집들

 

열차집 청일집도 이름 모를 흔적 되어

외톨로 남아있다 정든 길 떠나게 될

피맛길 그 땅속 아래 층층 삭을 허물인가

 

옹 박힌 홍살문에 피맛골이름 석 자

지워진 발자국들 저 기둥에 붉게 칠해

여벌로 한 조각 새긴 서글픔이 펄럭여

 

▲ 김민정 시조시인

이 시조의 소재는 종로

3가에 있는 피맛골이다. 예전에는 맛집 많고 가성비 좋은 곳으로 유명한 골목이었는데, 지금은 주변의 많은 건물들로 초라하게 보인다. 예전 이 골목에서 낙지전과 막걸리를 마시던 기억도 있는데, 다시 가보니 많이 변해 있었다. 그러나 그 이름은 여전히 남아 있어 반가왔다.

예전에 유명했던 열차집 청일집도 또 언젠가는 흔적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 시조의 화자는 서글픔을 느낀다. 그러나 언젠가는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봄이 와서 여기저기 꽃소식이 전해지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코로나19, 다행히 우리나라는 조금 잡혀가고 있다지만 아직 안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매일매일 들려오는 유럽을 비롯한 세계의 소식들은 암울하고 슬프다. 작은 바이러스 세균 하나에도 참 쉽게 앓게 되는 인간의 나약한 육신이다!

우리나라도 아직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닌데, 사람들의 긴장이 풀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된다. 한 사람으로 하여 퍼진 전염병이 세계 12만명 이상으로 눈송이처럼 번져가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환자가 있으면 몇 사람으로 불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라 불안하다. 그렇기 때문에 집회 및 모임들을 우리는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 ‘내 주변은 괜찮겠지?’라고 생각지 말고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우리 모두 조심하여,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해 가야겠다.

송파신문사(songp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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