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파신문 연재

상하이 슬픈 춤사위 <한설봉 >

by 시조시인 김민정 2020. 3. 5.
상하이 슬픈 춤사위

[2020-03-04 오후 6:30:00]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상하이 슬픈 춤사위 <한설봉 >

 

누워도 가시방석 눈 뜨면 이역만리

목숨을 사냥하는 악마의 추격 속에

못 잊을 집념의 투쟁 꼭 내 나라 찾으리

 

집 잃고 나라 뺏긴 천만리 유랑의 길

동토에 타향살이 얼마나 아팠을까

눈물 속 아리랑고개 춤사위가 슬펐지

 

설중매 향기 따라 탐매探梅길 상하이 행

동백꽃 거리마다 핏빛이 낭자해서

상하이 트위스트춤 차마 출 수 없었네

 

▲ 김민정 시조시인

얼마 전 101번째의 삼일절이 지났다.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 속에서 민족의 독립을 원했던 우리 민족이었다. 중국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침략을 당했었고, 일본으로부터도 임진왜란, 일제 강점 등 여러 차례 침략을 당했어도 우리는 위기를 잘 넘기고 극복해왔던 민족이다.

한설봉 시조시인의 상하이 슬픈 춤사위작품에는 역사의식이 들어 있다. 상해(상하이)는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의 애국지사들이 망명하여 임시정부를 세운 곳이다. 3.1운동 및 상해임시정부수립 100주년기념으로 상해를 방문하고 쓴 시조작품으로 보인다.

누워도 가시방석 눈 뜨면 이역만리라는 표현 속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일본의 감시 속에 힘들게 투쟁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집 잃고 나라 뺏긴 천만리 유랑의 길/ 동토에 타향살이 얼마나 아팠을까라며 지난至難했을 애국지사들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상하이 하면 우리의 임시정부와 애국지사들 모습이 떠올라 조금 애잔한 지명地名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상하이트위스트라는 노래를 부름으로 해서, 흥겨운 상하이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의식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상하이 트위스트춤 차마 출 수 없었네라는 화자의 의식 속에는 애국지사들의 눈물 속 아리랑고개 춤사위가 슬펐지라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시조의 소재에 충효가 많았지만, 현대시조라고 해서 애국이나 효를 소재에서 멀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이 땅과 역사와 민족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로 힘든 날들을 맞고 있지만, 곧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늘 어려움을 잘 극복하며 열심히 끈질기게 살아온 우리민족의 저력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송파신문사(songpanews@naver.com)


'송파신문 연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 피맛골(김태희)  (0) 2020.03.20
봄비 / 김민정  (0) 2020.03.13
다시 수유리에서 / 박시교  (0) 2020.02.24
봄의 탄주 / 김민정  (0) 2020.02.24
악수 / 권오운  (0) 2020.02.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