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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신문 연재

감 / 정완영

by 시조시인 김민정 2020. 2. 24.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7>

[2019-10-31 오후 3:36:00]
 
 
 

                                        정완영

    

그것은 아무래도 태양太陽의 권속眷屬은 아니다

두메산골 긴긴 밤을 달이 가다 머문 자리

그 둘레 달빛이 실려 꿈으로나 익은 거다

 

눈물로도 사랑으로도 다 못 달랠 회향 懷鄕의 길목

산과 들 적시며 오는 핏빛 노을 다 마시고

돌담 위 시월十月 상천上天을 등불로나 밝힌 거다

 

초가집 까만 지붕 위 까마귀 서리를 내리고

한 톨 감 외로이 타는 한국韓國 천년千年의 시장기여

세월도 팔장을 끼고 정으로나 가는 거다

 

▲ 김민정 시조시인

가장 아름다운 한국적 전원 풍경을 담은 작품이다

. 우리 민족의 농경문화 속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인 한국의 자연, 한국의 정서가 가장 잘 드러나는 모습이다. 이 작품의 소재인 은 고향의 정서, 자연의 정서를 나타내 준다. 시각적 심상이 두드러진 이 작품에서 달이 가다 머문 자리’, ‘꿈으로 익은 것’, ‘돌담 위 시월 상천’, ‘핏빛 노을 마신 등불’, ‘한국 천년의 시장기’, ‘으로 나타내어 은유 및 상징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작품의 전체적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고향의 정서가 으로 형상화 되어 있다. 감이 익어가는 공간은 한국의 어느 산비탈의 모습일 수도, 아니면 마을 한가운데의 모습일 수도 있다. 늘 우리들 마음이 달려가는 고향, 그곳엔 언제라도 우리들의 마음을 편안하고 넉넉하게 감싸주는 자연적 환경이 있다.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의 단면을 위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정완영((1919~2017)시인은 경북 금릉 출생이며 1960국제신보》 《현대문학, 1962조선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조집 채춘보』 『묵로도』 『산이 나를 따라와서』 『백수시선』 『연과 바람』 『구름산방』 『난보다 푸른 돌시조창작법, ··중문 번역시조집인 엄마 목소리등을 출간했다. 김천에는 백수白水 정완영문학관이 있으며 올해 정완영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도 했다.

김태평기자(songp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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