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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시가 있는 병영 187 - 채석강(차윤옥, 2011. 10. 31)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10. 30.

 

사진: 설윤형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채석강 <차윤옥> 

 / 2011. 10. 31.

 

 

 

새 글로 채우고 싶은 욕심에
책 속으로 들어가 빼곡하게 채워진 문장을 더듬는다.
파도에 젖은 마음마다 해풍에 말려 보지만
파도가 밀려와 행간을 지운다.
채웠다가 비우고 비웠다가 다시 채우는
시간의 흔적을 켜켜이 쌓아놓는다.


채석강은 강이 아니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일깨워 주는 파도가 다시 밀려온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채석강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 채석강을 바라보면 수도 없는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갔던 흔적이 남아 있다. 한 번씩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파도에 젖는 마음, 해풍에 말려보려 하지만, 미처 말리기도 전에 파도가 다시 밀려와 그 행간들을 지워버린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삶은 늘 ‘채웠다가 비우고 비웠다가 다시 채우는 시간의 흔적을 켜켜이 쌓아 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인은 이 작품에서 ‘채석강은 강이 아니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일깨워 주는 파도가 다시 밀려온다’고 한다. 시인의 말처럼 채석강은 강이 아니다. 파도의 흔적이 수없이 많이 나 있는 아름다운 바위들이 둘러있는 변산반도의 해변이다.

 그 바위에 흔적을 남길 파도가 오늘도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갈 것이다. 그 파도를 시인은 단순한 파도로 보지 않고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일깨워 주는 파도’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에서의 채석강과 파도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채석강을 시인의 마음으로, 파도는 그 마음에 수없이 와서 부딪치며 시인을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외부의 모습으로 해석해 볼 때 이 시의 깊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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