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가 있는 병영

시가 있는 병영 188 - 촛대 바위(김영철, 2011. 11. 7)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11. 7.

  

사진: 김인철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촛대바위 <김영철> 

 / 2011. 11. 07.

 

 

     그대에게 가는 날은 할 말이 많아서네
 목 놓아 소리쳐도 들어주기 때문이지
 왜냐고 묻지 않아도 풀어놓는 비밀들

 
 
 그대가 보고픔은 눈물마저 말라서네
 고이다 터진 설움
 버릴 곳 없어서네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격려하는 큰 가슴


 
 천 년을 뿌리박고 만년을 솟아올라
 모두에 내어주고 저 홀로 버틴 세월
 생인발 안으로 감춘
 화톳불 같은 등대

 
 

詩 풀이

宇玄   김민정
강원도 동해시 추암바다의 촛대바위. 이 시의 화자는 첫째 연(수)에서 ‘그대(촛대바위)에게 가는 날은 할말이 많아서네 / 목놓아 소리쳐도 들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촛대바위와 넓고 푸른 동해를 바라보면 스스로 마음이 풀려 마음의 근심이나 비밀초자 풀어버리는 곳, 곧 마음의 안식처로 인식된다.

둘째 연(수)에서는 ‘그대가 보고픔은 눈물마저 말라서네 / 고이다 터진 설움 버릴 곳 없어서네’라고 한다. 역시 울고 싶거나 남에게 말하기 곤란한 일, 설움이 있을 때 찾아가면 촛대바위와 동해는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격려하는 큰 가슴’이 된다.

셋째 연(수)에서는 푸른 동해에 ‘천 년을 뿌리박고 만 년을 솟아올라’ 있으면서 필요한 것은 모두에게 내어주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만 홀로 버텨온 촛대바위를 화자는 ‘생인발 안으로 감춘 화톳불 같은 등대’라고 한다.

 이 시에서 촛대바위는 슬프고 고독하고 힘들고 외로운 인생의 길을 환하고 따뜻하게 밝혀주는 ‘화톳불 같은 등대’로 표현되고 있다. 촛대바위와 넓은 동해를 근심과 설움을 풀어버리는 마음의 안식처로, 또 스스로는 아픔을 감추면서 그것을 바라보는 자에게는 앞길을 환히 밝혀주는 희망의 등대로 인식하고 있어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각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