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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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는 날은 할 말이 많아서네
목 놓아 소리쳐도 들어주기 때문이지
왜냐고 묻지 않아도 풀어놓는 비밀들
그대가 보고픔은 눈물마저 말라서네
고이다 터진 설움
버릴 곳 없어서네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격려하는 큰 가슴
천 년을 뿌리박고 만년을 솟아올라
모두에 내어주고 저 홀로 버틴 세월
생인발 안으로 감춘
화톳불 같은 등대
詩 풀이
宇玄 김민정 |
둘째 연(수)에서는 ‘그대가 보고픔은 눈물마저 말라서네 / 고이다 터진 설움 버릴 곳 없어서네’라고 한다. 역시 울고 싶거나 남에게 말하기 곤란한 일, 설움이 있을 때 찾아가면 촛대바위와 동해는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격려하는 큰 가슴’이 된다.
셋째 연(수)에서는 푸른 동해에 ‘천 년을 뿌리박고 만 년을 솟아올라’ 있으면서 필요한 것은 모두에게 내어주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만 홀로 버텨온 촛대바위를 화자는 ‘생인발 안으로 감춘 화톳불 같은 등대’라고 한다.
이 시에서 촛대바위는 슬프고 고독하고 힘들고 외로운 인생의 길을 환하고 따뜻하게 밝혀주는 ‘화톳불 같은 등대’로 표현되고 있다. 촛대바위와 넓은 동해를 근심과 설움을 풀어버리는 마음의 안식처로, 또 스스로는 아픔을 감추면서 그것을 바라보는 자에게는 앞길을 환히 밝혀주는 희망의 등대로 인식하고 있어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각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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