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84 - 화엄사<이우걸, 2011. 10. 10>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10. 10.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화엄사 <이우걸> 

 / 2011. 10. 10.

 

 

     나이 들면 화엄사가 아름답게 보이리라
 무슨 가설처럼 가슴에 담아 둔 생각
 그때는 내 스무 살의 청죽(靑竹) 같은 젊음 있었다


 
 이순 넘어서 다시 와 본 화엄사
 쉽게는 묻지도 답하지도 않을 거리의
 하늘에 따로 올려논 우람한 절 있었다


 
 이끼 낀 기와에도 단청 없는 지붕에도
 묵언으로 쌓은 공력 탑처럼 탑처럼 솟아
 마음 문 열어 닿고픈 향기로운 말씀 있었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지금쯤 화엄사 뒤 개울가에는 토종밤나무의 산밤들이 아람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젊은 시절, 내 키보다 조금 더 큰 어린 밤나무에 달린 밤을 따서 다람쥐처럼 까먹으며 노고단을 올라가다가 시간이 지체되어 날이 어두워져 하산길에 고생한 경험이 있다.

 화엄사는 신라 진흥왕 5년에 연기조사가 세운 사찰로 연기조사의 지극한 효성의 표상인 4사자 석탑이 있다. 아래층 기단의 각 면에는 천인상(天人像)을 도드라지게 새겼는데, 악기와 꽃을 받치고 춤추며 찬미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사자들에 에워싸인 중앙에 합장한 채 서 있는 스님상은 연기조사의 어머니라고 전하며, 바로 앞 석등의 탑을 향해 꿇어앉아 있는 스님상은 석등을 이고 어머니께 차를 공양하는 연기조사의 효성을 표현해 놓은 것이다.

 이 시의 화자는 젊은 시절에는 나이 들어 다시 와 보면 아름다울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순 넘어 다시 와 본 절은 “쉽게는 묻지도 답하지도 않을 우람한 절”로 보인다. 절의 아름다움을 세세하게 표현하지 않고 전체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 셋째 수에 오면 “이끼 낀 기와에도 단청 없는 지붕에도 / 묵언으로 쌓은 공력 탑처럼 탑처럼 솟아 / 마음 문 열어 닿고픈 향기로운 말씀있었다”로 표현된다.

   이끼 낀 기와와 단청 없는 지붕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삶의 연륜이 그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깊이에 도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드디어 화자는 묵언으로 쌓은 공력이 보이고 탑처럼 높이 솟아 향기로운 말씀도 들리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마음 문 열어 닿고픈 마음도 생기는 것이다. 젊은 시각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 그리고 연륜을 쌓은 시각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이 시에서 엿볼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