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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80 - 구월편지<정기영, 2011. 08. 29>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8. 28.

 

 

사진: 김진수, 봉숭아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구월 편지 <정기영> 

 / 2011. 08. 29.

 

 

 

하늘색 가슴 풀어 구름으로 쓰는 편지

 

행간에는 구구절절 구절초 피워놓고

 

장마다 고운 사연을 흘림체로 쓰고 있다


 

섬돌 밑 귀뚜라미 울음도 동봉하고

 

코스모스 간질이는 실바람 곁들여도

 

무언가 빠진 것 같아 살펴보는 구월 편지



 

詩 풀이
宇玄   김민정
  구월이 다가오고 있다. 파랗게 펼쳐지는 높은 가을하늘과 하얀 새털구름이 아름다운 계절, 섬돌 밑 귀뚜라미 울음소리에 ‘가을이구나’하고 느끼는 순간, 누군가에게 가을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시인은 ‘하늘색 가슴 풀어 구름으로 쓰는 편지/ 행간에는 구구절절 구절초 피워놓고/ 장마다 고운 사연을 흘림체로 쓰고 있다’고 한다. 구절초처럼 소슬한 가을편지를 생각나게 하는 시다.

 

   가을에 쓰는 살뜰한 편지 ‘귀뚜라미 울음도 동봉하고, 실바람을 곁들여도’ 무엇인가 더 넣어야 할 것 같은 허전함…. 더 넣어야 할 것이 있다면 마음이 아닐까. 가을에 느끼는 소슬한 감정은 너무 맑음에서 오는 것일까. 가을이면 자기자신을 뒤돌아보게 된다. 살아가는 날들이 무언가 부족하고, 무언가 빠진 것 같아 조금은 허전하게 느껴지는 것도 가을이기 때문이다. 

 

   가을하늘처럼 청정하고 높푸르게 성숙하는 마음이기를, 투명하고 맑은 가을바람처럼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아름다운 존재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가을을 맞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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