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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78 - 연(蓮)밥 (김인자, 2011. 08. 08)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8. 7.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연(蓮)밥 <김인자> 

 / .2011. 08. 08

 

 

     푸르디푸른 연잎 보듬어 감싸 안은
   찹쌀과 대추와 밤 그 깊은 천연의 맛
 아까워
 먹지 못하고 부처님만 만났네
 
 중생의 어리석음 묻어나는 푸른 향기
 살며시 베어 물면 오도독 씹히는 건
 깊은 혼
 가슴에 담은 삼천 년의 미소였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또다시 연꽃이 피는 여름철이다. 흙탕물 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연꽃을 보면서 부처는 말없이 손끝으로 연꽃을 가리켰고, 제자 가섭은 역시 말없이 미소 지음으로써 서로의 마음을 전했다. 이 때문에 생겨난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관계는 아름답다. 
 이 작품의 화자는 그 푸르디푸른 연잎으로 감싸며 정성껏 만든 찰밥인 연밥을 보면서 아까워 차마 먹지는 못하고, 부처님을 생각한다. 둘째 수에 오면 그 연잎에서는 중생의 어리석음이 묻어난다고 한다.
 ‘중생의 어리석음 묻어나는 푸른 향기/살며시 베어 물면 오도독 씹히는 건/ 깊은 혼/ 가슴에 담은 삼천 년의 미소였네’라고 표현하고 있어 마치 흙탕물 속에서도 맑게 피는 연꽃처럼, 그 어리석은 중생의 향기일망정, 살며시 베어 물면 깊은 혼 가슴에 담은 삼천 년의 미소를 만난다는 것이다.

 모든 중생의 어리석음도 아름답게 받아들이며 미소 짓는 부처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연밥 하나에서도 중생의 어리석음을 발견하고, 그럼에도 그것을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시인의 넉넉한 마음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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