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79 - 백련꽃 사설<윤금초, 2011. 08. 22>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8. 22.

 

 

 

 

 

 

 

 

사진: 소설가 김익하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백련꽃 사설 <윤금초> 

 / 2011. 08. 22.

 

 

    얕은 바람에도 연잎은 코끼리 귀 펄럭이제.

 연화차 자셔보셨소? 요걸 보믄 참 기가 맥혀. 너른 접시에 연꽃이 짝펴 있제. 마실 땐 씨방에 뜨거운 물 자꾸 끼얹는 거여. 초파일 절에 가서 불상에 물 기얹대끼. 하나 시켜놓고 열 명도 마시고 그래, 그 향이 엄청나니께. 본디 홍련허구는 거시기가 달라도 워느니 달러. 백련잎은 묵어도 홍련 잎은 못 묵거든. 연근은 둘 다 묵지마는 맛이 영판 틀려. 떫고 단면이 눌눌한 것이 홍련이제. 백련 뿌리는 사각사각하고 단면도 하얘.

   백련은, 진창에 발 묻고설랑 학의 날갤 펼치제.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연꽃 중에 백련에 대한 이야기다. 이 시에서 보면 연잎과 연꽃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화차를 마시는 법도 나온다. 너른 접시에 연꽃을 쫙 펴 놓고, 씨방에 뜨거운 물 자꾸 끼얹어 가면서 우러나는 물을 마시는 것이다. 그 향이 엄청나다고 한다.

 꽃잎뿐 아니라 잎도 홍련의 잎은 못 먹어도, 백련의 잎은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연근(연뿌리)은 둘 다 먹을 수 있지만 사각사각하고 단면도 하얀 것이 백련의 뿌리라고 한다. 백련에 대한 찬사가 이 시를 이룬다. 예쁜 연꽃 중에서도 더욱 순결하게 느껴지는 하얀 연꽃, 꽃도 우려서 연화차로 먹을 수 있고, 잎도 우려 연잎차로 먹을 수 있고, 또 뿌리인 연근도 먹을 수 있으니 인간에게는 모두가 유용하고, 아무 것도 버릴 것이 없는 꽃이다.

 이 작품은 사설시조다. 사투리를 섞어가며 대화체로 이끌어가는 시에서 사설시조의 묘미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종장의 ‘진창에 발 묻고설랑 학의 날갤 펼치제’처럼 비록 진창에 살더라도 학의 날개처럼 희고 아름답고 우아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시를 소개해 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