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희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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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내며
달려가는
반세기의 역사 앞에
뜨거운 불꽃, 불꽃
가득 실은 화물차는
긴 장화
질척이던 갱도
그 어둠을 사르고
고적한
사막에서
휘파람을 불고 있는
투사의 눈빛 같은
캡램프의 불빛 속엔
선인장
꽃보다 강인한
광부들의 숨소리
詩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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宇玄 김민정 |
탄광시의 연구자인 정연수<강릉대 강사>는 이 작품을 “채탄 막장이 결코 우울하거나 음
침한 공간이 아닌, 우리 산업사회의 가장 소외계층이면서도 결코 희망의 캡램프 불빛을 꺼트리지 않던 탄광노동자의 건강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시”로 평가하여 “탄광시가 이루어낸 값진 성과”라고 극찬한 바 있는 필자의 졸시이다.
채광을 하는 노동자에게 있어, 석탄은 누군가의 삶을 밝고 따뜻하게 뎁힐 수 있는 뜨거운 불꽃을 지닌 존재였다. 때문에 석탄을 가득 싣고 가는 화물차의 모습을 “뜨거운 불꽃, 불꽃 / 가득 실은 화물차”로 표현했고, “긴 장화/ 질척이던 갱도/ 그 어둠을 사르고”처럼 긍정적 존재감, 즉 자긍심을 광부들이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광부의 이마에 매달인 안전등의 불빛을 “투사의 눈빛”처럼 강렬하게, 광부들의 호흡을 모든 악천후를 견디며 척박한 사막의 땅에서도 끈질기고 아름답게 피는 “선인장 꽃보다 강인”하게 본 것이다. 막장인생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빛의 공간을 향해 막장을 뚫는 광부들의 막장정신을, 불꽃이 될 석탄을 실어나르는 화물차의 우렁찬 소리에서 찾아본 작품이다.
<詩가 있는 병영>에 연재된 작품들은 'http://blog.daum.net/sijokmj'에서 영상시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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