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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 가 있는 병영 174 - 우선멈춤<김선화, 2011. 07. 11>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7. 15.

고려엉겅퀴

 

백도라지

 

금꿩의 다리

 

꽃창포 

  낮달맞이

 

 노루오줌

사진: 김진수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우선멈춤 <김선화> 

 / 2011. 07. 11.

 

제동장치 풀려버린
빨간색 마티즈가
여명의 도로 위를
폭군처럼 달리는 아침
주황색 양심의 소리가
깜빡깜빡거린다.

빨강과 초록 사이
희망과 절망 사이
신호등 어깨 위로
우뚝 선 서른아홉
초록색 화살표 따라
세상 밖을 나선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우리의 삶은 초록색, 빨간색 신호등을 기다리듯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가야 할 때가 있고, 가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옆에서 오는 차들과 충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동장치가 필요하다. 제동장치가 풀린 것처럼 질주하는 차들을 보면 그것은 폭군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이 시의 화자는 상황도 모르고 제동장치 풀린 듯이 달리는 마티즈를 보고 ‘폭군처럼 달리는 아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럴 때 ‘주황색 양심의 소리가/ 깜빡깜빡 거린다’고 한다. 가야 할 때와 기다려야 할 때를 분명히 알고 나서야 할 때와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분명히 알아야 실수하지 않는 삶,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둘째 수에 오면 ‘신호등 어깨 위로 우뚝 선 서른아홉/ 초록색 화살표 따라 세상 밖을 나선다’고 표현해 서른아홉의 나이, 희망일 수도, 절망일 수도 있는 나이를 생각하며 또한 세상 밖을 향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나이는 분명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기엔 희망적일 수도, 절망적일 수도 있는 나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는 사람의 관점이다. 굳건한 의지만 있다면, 살아갈 날이 더 많다는 것을 안다면 서른아홉은 결코 절망의 나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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