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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시가 있는 병영 169 - 아버지의 강 (윤종남, 2011. 05. 23)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1. 6. 4.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아버지의 강 <윤종남> 

 / 2011. 05. 23.

 

   꽃샘바람이 불면 아버지는 들로 나가
 잠을 덜 깬 흙을 깨워 햇볕을 쐬게 하고
 겨우내 눈 녹은 물을 논두렁에 가두셨다
 
 천보산 그늘이 앞마당을 덮을 때면
 지게에 풀내음 한 섬 지고 오는 아버지
 이 봄은 먼 강을 돌아 물소리만 보내신다
 
 도랑물 소리에도 쟁기가 먼저 풀리고
 호미자루 놓지 못하는 어머니의 옹이진 손
 감자꽃 하얀 웃음이 슬픔인 듯 어려온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봄이면 누구보다 부지런히 논밭으로 나가 일을 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다. 일 년 농사를 위해 봄빛이 산에 들에 돌면 ‘잠을 덜 깬 흙을 깨워 햇볕을 쐬게 하’던 아버지셨다.

눈 녹은 물도 논두렁에 가두고 농사지을 채비를 하고, 봄빛이 푸르러지면 지게 풀을 한 짐 지고 오던 아버지. 그러나 화자가 바라보는 봄에는 아버지는 돌아가 안 계시고 그리운 물소리만 보내오신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어려 있다.

 그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해 오시던 어머니, 아버지가 안 계셔도 여전히 ‘도랑물 소리에도 쟁기가 먼저 풀리’는 어머니시다. 호미 자루를 놓지 못하고 손에 옹이가 지도록 농사를 지으시는 어머니에 대한 애잔함이 ‘감자꽃 하얀 웃음이 슬픔인 듯 어려온다’고 표현되고 있다.

 봄이면 부지런히 농사를 지으시던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있는 작품이라 독자에게도 공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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