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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일중 교무실 창가 사진: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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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돌 얼굴들이
꿈을 꾸는 대합실
주인 잃은 승차권 플랫폼 쓸어갈 때
소실점 레일끝 따라
반달마저 잠들고
줄임표 연서(戀書)처럼
첫-막차 따로 없네
추 잃은 시간들이 행간(行間)을 서성일 때
먹먹한
열두 폭 창가
얼룩지는 눈물꽃
詩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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宇玄 김민정 |
역에는 언제나 만남과 이별이 있다. 떠나는 자가 있고, 돌아오는 자가 있다. 여행을 떠나는 자의 설렘이 있고, 꿈이 있고, 낭만이 있다. 시인은 ‘징검돌 얼굴들이/ 꿈을 꾸는 대합실’이라고 하여 그러한 여행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 잃은 승차권’이란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요즘은 개찰구에서 가위로 찰깍찰깍 차표를 자르며 검사하지도 않는다. 차표를 잃을까 손에 꼭 쥐고 소중하게 간직하던 시절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아닐까. 요즘은 핸드폰, 아니면 승차권을 들고 나가면 그 뿐이다. 그 좌석에 본인이 앉았는지 차장이 지나가며 기계로 검열을 할 뿐이다.
‘소실점/ 레일끝 따라/ 반달마저 잠 들고’‘먹먹한/ 열두 폭 창가/ 얼룩지는 눈물꽃’이라고 하여 고요함과 전통적인 이별의 정서가 이 시에서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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