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병영 - 벚꽃 길 <백이운> / 2011. 04. 25.
누가 이 길을 지나간 걸까
투명한 속울음 점점이 맺혀
하늘 땅 그들먹하니 몸부림치는 대낮
자전거바퀴에 감기는 햇살의 눈부심도
오묘한 조화로움에 가볍게 몸을 떨고
종소리 기척을 내어 다시 여는 꿈색(色) 길
누가 이 길을 떠나간 걸까
아름다운 상처가 사랑의 묘약으로
허공에 뜸을 뜨면서 살신(殺身)하고 있구나
詩 풀이
宇玄 김민정 |
벚꽃이 아름답게 피는 계절이다. 벚꽃을 즐기기 위한 인파가 여의도로, 경주로, 진해로 모여들어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봄 한철을 보낸다.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는 그 길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나간 길일까.
그 길은 ‘자전거바퀴에 감기는 햇살의 눈부심도 / 오묘한 조화로움에 가볍게 몸을 떨고 / 종소리 기척을 내어 다시 여는 꿈색(色) 길’이다. 아름다운 길이다. 셋째 수에 오면 ‘누가 이 길을 떠나간 걸까’라고 설의법을 사용한다.
결국 이 길을 지나간 사람들도, 그리고 아름답게 피었던 꽃도 모두 떠나감을 강조한다. 이 길을 떠남으로 후손을 키우고, 열매를 맺어 ‘아름다운 상처가 사랑의 묘약’이 되어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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