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태백산, 홍성조
詩가 있는 병영 - 서바이벌 게임<임채성> / 2011. 04. 11
내 표독의 눈동자에 포박된 새 한 마리
털빛 하얀 가슴 복판 그 심장을 겨냥한다
타당, 탕!
파열음 속에 피를 쏟는 저녁놀
그러나 쓰러진 건 살진 새가 아니었다
풍선 같은 배를 안은 르완다의 소년병
더러는 바그다드의 히잡 찢긴 소녀였다
더딘 걸음 종종거리다 길 잃은 비둘기 떼
날 선 긴장 헝클어놓는 이 시대 허상 앞에
앙다문 입술을 뚫고 들숨 날숨 엇갈리고
장전된 거리만큼 한 생이 밀려날 때
검지 끝 감아 도는 저릿한 살의 하나
어스름 포복하는 숲
다시 총성이 울린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
‘장전된 거리만큼 한 생이 밀려날 때/ 검지 끝 감아 도는 저릿한 살의 하나/ 어스름 포복하는 숲/ 다시 총성이 울린다’는 시구를 읽으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인간의 삶은 분명 서바이벌 게임은 아닌데, 지구 한 구석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실감난다. 그런 속에 서바이벌 게임처럼 쉽게 사람을 죽이고, 죽고 있다. 리비아 내전에서도, 또 다른 전쟁에서도, 당장 우리의 남북 현실에서도….
사람을 죽이지 않고, 죄 없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방법이 있다면 우리는 그 방법을 우선 찾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목숨은 고귀한 것이고, 누구에게나 소중하며 존중받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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