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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43 - 구룡폭포(김민정, 2010. 11. 11)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11. 10.

 

 

 

 

 

 

 

  

금강산 사진: 이청량

 

 

 

                                                  가을이 깊어가는 명일중 교정에서(2010. 11. 10)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구룡폭포 <김민정>

/ 2010.11.11

  

                          이 협곡 흘러내린 몇 억 겁의 세월 동안

                   산을 업어 내렸을까 별을 업어 내렸을까

                   아득한 화엄 한 자락 그도 업어 내렸을까


                   크고 맑은 영혼 같은 높고 깊은 그 고요가

                   사리빛 물기둥으로 내 가슴에 서는 동안

                   눈과 귀 경계 너머론 산이 온통 흔들린다


                   금강 깊은 숨소리와 우주 넓은 속삭임과

                   달빛도 적막 한 짐 그 속에다 풀어 놓은

                   웅장한 산의 이야기 구룡폭이 들려 준다

 

詩 풀이

몇 년 전 금강산 구룡폭포를 다녀와 쓴 작품이다. 우리나라 3대 폭포 중의 하나인 금강산 구룡폭포, 얼마나 오랫동안 흘러내렸을까. 몇만 년을 흘렀을까, 몇억 년을 흘렀을까. 알 수 없는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물이 너를 타고 흘렀을까 궁금해지던 폭포다.

조운은 “사람이 몇 생(生)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劫)이나 전화(轉化)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라며 사설시조를 통해 이 폭포를 노래하고 있다. 금강 깊은 숨소리와 우주 넓은 속삭임을 간직하며 적막 한 짐 풀어 놓은 달빛, 그리고 웅장한 산의 이야기를 간직하며 그는 오늘도 동해 푸른 바다로 흘러가고 있을 것이다.

                                          

    구룡폭포는 설악산의 대승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 가운데 하나이며, 금강산의 제일, 최대의 폭포라고 한다. 폭이 4m요, 길이가 82m나 되어 장마철 수량이 많을 때는 구룡각까지 물보라가 날려서 옷이 다 젖을 정도이고, 말도 주고받을 수 없을 만큼 소리가 요란하다고 한다. 폭포는 상하좌우 전체가 하나인 통 바위 위쪽에 말안장처럼 짤록한 목을 타고 넘으며 비단 폭을 드리운 듯 떨어지면서 중간의 바위벽에 부딛혀 싸락눈 같은 물방울을 공중으로 사방으로 흩뿌린다. 이렇게 떨어지는 폭포는 절구통같이 둥그렇게 패인 돌확으로 물방아를 찧듯이 들어갔다가 다시 솟구쳐 올라 기세 좋게 흐른다. 이 돌확이 ‘구룡연(?)’인데 몇 천만년이나 세찬 물줄기가 방아를 찧었는지 돌확의 깊이가 13m나 패였다고 한다.

     1961년에 지었다는 구룡각은 폭포를 바라보는 정자라는 뜻으로 관폭정이라고도 하는데 폭포 너머로 그 뒤쪽에 보이는 암벽이 미륵불이고, 폭포 양쪽의 암벽에도 자연적인 협시보살상이 있다고 하지만 잘 보아야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글씨를 썼는지 폭포의 한 쪽에는, 해강 김규진이 썼다는 예서체의 미륵불 세 글자가 두드러지게 보인다. 세 글자의 길이가 19m나 되고, 글씨 폭이 3.6m, 마지막 佛자의 내리 그은 획의 길이만도 13m로서 구룡연의 깊이와 같다고 한다. 몇 억 년을 흘렀을까, 몇 만 년을 흘렀을까 알 수 없는 그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물이 흘렀을까. 조운의 구룡폭포라는 사설시조를 생각하며 구룡폭포라는 시조를 한 수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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