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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시가 있는 병영 145 - 그리움 (강우식, 2010. 11. 25)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11. 28.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그리움 <강우식>

/ 2010.11.25

 

 

 

   몇 천 마디 말을 하고 싶어도

 돌 같은 입이 되렵니다

 캄캄 먹중 말 벙어리 되면

 살며시 그리움 하나 자라겠지요

 

 텅 빈 하늘 끝에 걸린 그리움이

 물처럼 소리 죽여 흐르고 싶어 하면

 발길 잇는 대로 보내렵니다

 

 그 강물 언젠가는 기진맥진해서라도

 이 세상 어딘가에 사는 그대의

 발아래 닿아 그리웠노라 하겠지요

 

 예까지 오는 길이 오직 그대 있어

 와야만 했던 길이라고 속삭이겠지요

 

 

 

詩 풀이

宇玄 김민정

가을이 깊어 간다. 아니 그리움이 깊어 간다. 나뭇잎은 나무를 이별하고, 새봄을 기약하는 계절이다. 때문에 이별이 없는 사람도 가을이 오면 인생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조금은 쓸쓸한 기분이 드는가 보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을 때 우리들의 그리움은 깊어지리라. ‘그립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의 그리움은, 즉 말하지 못하는 그리움은 내면으로 더 깊이 스며들 것이다. 그리하여 강물처럼 흘러 언젠가 기약할 수 없는 그날에 ‘이 세상 어딘가에 사는 그대의 발아래 닿아’ 비로소 그대에게 ‘그리웠노라’고, ‘예까지 오는 길이 오직 그대 있어 / 와야만 했던 길이라고’ 속삭이게 될 것이다. 가슴 깊이 ‘그리움’이 느껴지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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