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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36 - 바다는 <민병도, 2010. 09. 16>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9. 17.

 

無爲自然 15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바다는 <민병도>

/ 2010.09.16

 

 

 

                 바다는 

                 붉은 물을 마다하지 아니하며


                 바다는 

                 물이 온 길을 물어보지 아니하며


                 바다는 

                 네 편과 내편, 분별하지 아니하며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산은 하늘을 우러러 스스로 높아지고, 바다는 물을 받아들여 스스로 깊어진다’고 했던가. 바다는 구별하며 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붉은 물도, 푸른 물도, 맑은 물도 흙탕물도 바다는 모두 포용하며, 평탄한 길을 왔건 험한 길을 왔건 좌파로 왔건 우파로 왔건 그것 또한 시시비비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수용하며 받아들이는 바다는 구태여 네 편과 내 편을 분별하지도 아니한다.

 

  우리는 좁은 대한민국 땅 안에 살면서, 길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왜 그리 파가 많고, 따지는 것이 많고, 분별이 많을까.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는 것일까.

  이 작품은 민병도 시인의 『원효』라는 시집 속에 들어있는 시이다. 특별한 수사도, 은유도 없는 선시(禪詩) 같은 시지만, 마음을 넓고 깊게 가지게 하는 힘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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