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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34 - 달빛 흔적 (이승은, 2010. 09. 02)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9. 1.

 

 

 

 

                                                                                                                                 사진: 청담대교 야경, 서울 급행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달빛 흔적 - 이승은

/ 2010.09.02

 

 

 
 

불을 끄자 쏟아지는 달빛 세리머니
외과병동 침상맡은 그제야 잠이 든다
몸 한쪽 버리고 얻은 갓 마흔, 아우의 비늘


열사흘 저 달빛은 홑이불을 깔아 논 듯
우리 이만치쯤 떨어져 누웠어도
한 자락 끌어 덮으니 나뉠 일 다시 없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화자는 지금 어딘가 아파 입원한 동생의 병실에 와 있다. 환한 달빛 속에 드러나는 동생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화자의 마음엔 안쓰러움이 가득 묻어난다. 어딘가 몸의 한쪽을 버려야만 살 수 있는 이제 갓 마흔이 된 동생의 모습을 보는 화자의 마음은 측은함에 젖어 있다.

보름에 가까운 밝은 달은 ‘홑이불을 깔아 논 듯’ 밝고 청명하고 따스하게 느껴져 환자 곁에 누워 아늑한 달빛 이불을 끌어다 덮는다.

아우와 함께 그 자연의 이불을 덮고 있으니 ‘나뉠 일 다시 없네’라고 하여 대자연 속에서 함께 의지하며 오래오래 따뜻하게 살아가고픈 마음이 담겨 있는 형제애를 잘 나타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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