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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시가 있는 병영 133 - 커다란 잎<이석구, 2010. 08. 26>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8. 26.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커다란 잎 - 이석구

/ 2010.08.26

 

 

시가 있는 병영 -  커다란 잎
이석구 / 2010.08.26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뿌리였기 때문에

 너는 자꾸 하늘까지

 뻗는 줄기이기 때문에

 단단한 껍질을 깨고

 씨앗들을 풀어낸다

 플라타너스 양쪽으로

 가득하게 길을 덮은

 내 키의 높이보다

 높게 달린 잎사귀들

 한 바퀴 반쯤 돌아야

 손이 닿을 수 있어

 길고 둥글게 만든

 의자에 누웠다가

 파문을 불러일으킨

 나이테 둘레마다

 그늘을 돌돌 만 내 몸

 

   잎사귀가 가득하다




    詩 풀이

宇玄 김민정
 화자는 자신의 몸이 하나의 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뿌리였다는 것이며 하늘까지 뻗는 줄기, 그래서 단단한 껍질을 깨고 씨앗들을 풀어내며 위로 위로 자라고 싶어 하는 것일까? “내 키의 높이보다 / 높게 달린 잎사귀들”이라고 하여 늘 현실보다 높은 것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을 말하고 있다. 연륜을 더해 가는 나이테 둘레에는 그늘만 돌돌 말고 있지만 늘 푸름을 꿈꾸며, 빛을 원하는 잎사귀가 무성함을 말하고 있다. 자신 안의 푸른 잎사귀를 화자는 관조하며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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