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짐이 없어도 낙타는 걷는다 고색한 성채의 늙은 병사처럼 지워진 길 위의 생애 여정은 고단하다 생을 다 걸어가면 죽음이 시작될까 오래 걸은 사람들의 낯익은 몸내음 떠나온 것들은 모두 모래가 되어 스러진다 모래는 저 홀로 길을 내지 않는다 동방의 먼 별들이 서역에 와서 지면 바람의 여윈 입자들은 사막의 길을 만든다 낙타는 걸어서 죽음에 닿는다 삐걱이는 관절들 삭아서 모래가 되는 머나먼 지평의 나날 낙타는 걷는다 詩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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宇玄 김민정 |
사막을 걸어가는 낙타를 연상케 하는 시이며 동시에 힘겨운 삶의 모습을 낙타로 상징해 나타내는 작품이다.
고단한 여정 끝에 우리가 다다르는 것은 죽음일시 분명하다. 때문에 ‘떠나온 것들은 모두 모래가 되어 스러’지고, ‘삐걱이는 관절들 삭아서 모래가 되는’ 소멸의 날들이지만, 그러한 속에서도 ‘머나먼 지평의 나날 낙타는 걷는다’고 표현된다.
비록 힘든 삶일지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걷고 또 걸으며 생을 살아내는 강인한 모습의 낙타, 즉 인생을 노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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