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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가 아지랑이
속살처럼 눈부신 봄
흔들리는 잎새 위의
햇빛은 조각 비단
파릇한
기적 소리에
고향잔디 놀라깬다
호랑나비 날갯짓에
봄빛은 화사해도
쌀 한 줌에 산나물 몇 줌
묽은 죽을 끓이시며
애잔히
함께 끓이시던 사랑
보릿고개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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宇玄 김민정 |
「보릿고개 사랑」은 예전 어릴 때의 산골 모습을 그려보았다. 봄이면 철길가에 아지랑이는 아른거리며 타오르고 새싹은 파릇하게 돋아난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연초록 작은 잎새들은 비단조각보처럼 아름다웠다.
해마다 봄이면 산골사람들은 가난한 춘궁기를 나기 어려워 쌀은 조금 넣고 나물만 많이 넣어 나물죽을 끓여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는데 철없는 막내딸이었던 나는 나물죽이 먹기 싫다고 밥상머리에서 떼를 쓰며 울어 아버지, 어머니를 속상하게 만들곤 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힘들어 하시던 부모님의 심정도 이해 못하던 시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으로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써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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