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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13 - 몸이 나를 불러 놓고-혓바늘<정용국, 2010. 03. 25>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3. 24.

        출처: 서울 급행

 

  

                                                            

 

  

 

출처: 김영롱

 

詩가 있는 병영-몸이 나를 불러 놓고

몸이 나를 불러 놓고- 혓바늘 <정용국> / 2010.03.25

 

 

2010년 03월 25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몸이 나를 불러 놓고-혓바늘 <정용국>

 

 텁텁한 샛바람이 궁시렁대는 통에 웃자란 말 가지들도 제풀에 겨워합니다 한 마디 모자라는 것이 고마운 줄도 모르고

 들이 씹고 내씹던 입말의 성찬들이 약은커녕 되돌아와 오금을 긁어대니 서지도 앉지도 못하는 소태 씹은 꼴이겠지요

 연하디연한 혀가 질긴 연(緣)도 끊는다는 향기로운 말씀을 업신여긴 죗값으로 혓속에 쇠바늘 하나 깊이 꽂아 두었소. 

 

 

  2001년 <시조세계>로 등단. 한국시조시인협회 사무총장. 제1회 이호우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시집 『내 마음 속 게릴라』『명왕성은 있다』등


 

詩 풀이 宇玄   김민정

우리 속담에 한 치 혀 속에 도끼 들었다는 말이 있다. 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도 있다. 말 한마디로 촌철살인도 할 수 있다. 때문에 가능하면 고운 말을 쓰도록 노력하고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말은 삼가야 할 것이다.

 이 작품의 화자는  “연하디연한 혀가 질긴 연(緣)도 끊는다는 향기로운 말씀을 업신여긴 죗값으로 혓속에 쇠바늘 하나 깊이 꽂아 두었소”라고 해 마치 고운 말을, 좋은 말을 쓰지 않은 벌로 혓바늘이 돋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들이씹고 내씹던 입말의 성찬들이 약은커녕 되돌아와 오금을 긁어”라는 표현처럼 우리는 남의 좋은 점보다 안 좋은 점을, 즉 험담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그러나 그것은 우리에게 약이 되지 않고 누워서 뱉는 침처럼 우리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앞으로는 남의 허물보다 좋은 점을 칭찬하는 우리 모두의 혀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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