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가 있는 병영

詩가 있는 병영 116 - 냉이꽃 병원 <김선희, 2010. 04. 22>

by 시조시인 김민정 2010. 4. 21.

2010년 04월 22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냉이꽃 병원 <김선희>

 

                                                          녹다 만 잔설들이 그늘에 머뭇대는데
                                     성미 급한 냉이 꽃대 작은 깃발 치켜든다
                                     바람은 매몰차지만 발돋움 연습 중인가
 
                                     애지중지 키웠어도 나중엔 혼자 목숨
                                     허허벌판 한가운데 부모를 모셔 놓고
                                     밤마다 요양병원이 꿈속으로 왔다 간다
  
                                     밤 속의 보늬 같은 어머니는 나의 허물
                                     자식 돈 아깝다고 발목에 또 힘주신다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흔들리는, 한낮

 

 

 

작가는 시조세계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시조시인협회 간사, 한국여성시조문학회 사무국장, 시조집: 토담조각, 숨은꽃, 봄밤 속을 헤매다 등




宇玄   김민정

 

    詩 풀이 

   부모와 자식은 전생에 어떤 인연이기에 부모와 자식이란 질긴 연으로 만났을까?

 녹다 만 잔설 속,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그것을 이겨내며 냉이꽃이 피는 봄날, 어

머니를 허허벌판 같은 요양병원에 모셔 놓고 애틋해하는 화자를 만난다. 애지중지

키웠어도 나중에는 돌봐 주는 자식 하나 없이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신 어머니가 안

타까워 꿈에서도 만난다. 나의 허물 같은, 밤 속의 보늬 같은 어머니는 마치 한 송이

냉이꽃이 허허로운 봄 들판에서 피어나듯이 피어난다.

    자식 돈 아깝다고 발목에 힘 주시며 요양비를 아끼려는 어머니의 마음, 아픈 중에도 자식을 생각하

는 내리사랑의 따뜻함이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흔들리는, 한낮’으로 표현돼 어머니의 사랑과 어머니

생각하는 자식의 애틋함이 잘 나타나는 작품이다. 조국의 아들인 천안함 사건 장병들을 애도하고,

다가오는 가정의 달을 생각하며 이 시를 소개해 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