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4월 22일 국방일보
녹다 만 잔설들이 그늘에 머뭇대는데
성미 급한 냉이 꽃대 작은 깃발 치켜든다
바람은 매몰차지만 발돋움 연습 중인가
애지중지 키웠어도 나중엔 혼자 목숨
허허벌판 한가운데 부모를 모셔 놓고
밤마다 요양병원이 꿈속으로 왔다 간다
밤 속의 보늬 같은 어머니는 나의 허물
자식 돈 아깝다고 발목에 또 힘주신다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흔들리는, 한낮
작가는 시조세계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시조시인협회 간사, 한국여성시조문학회 사무국장, 시조집: 토담조각, 숨은꽃, 봄밤 속을 헤매다 등
宇玄 김민정 |
詩 풀이
부모와 자식은 전생에 어떤 인연이기에 부모와 자식이란 질긴 연으로 만났을까?
녹다 만 잔설 속,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그것을 이겨내며 냉이꽃이 피는 봄날, 어
머니를 허허벌판 같은 요양병원에 모셔 놓고 애틋해하는 화자를 만난다. 애지중지
키웠어도 나중에는 돌봐 주는 자식 하나 없이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신 어머니가 안
타까워 꿈에서도 만난다. 나의 허물 같은, 밤 속의 보늬 같은 어머니는 마치 한 송이
냉이꽃이 허허로운 봄 들판에서 피어나듯이 피어난다.
자식 돈 아깝다고 발목에 힘 주시며 요양비를 아끼려는 어머니의 마음, 아픈 중에도 자식을 생각하
는 내리사랑의 따뜻함이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흔들리는, 한낮’으로 표현돼 어머니의 사랑과 어머니
를 생각하는 자식의 애틋함이 잘 나타나는 작품이다. 조국의 아들인 천안함 사건 장병들을 애도하고,
다가오는 가정의 달을 생각하며 이 시를 소개해 본다.
'詩가 있는 병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안함 추모시 - 조국의 수호신으로 부활하소서 <김민정, 10. 04. 30> (0) | 2010.04.30 |
---|---|
詩가 있는 병영 117 - 낙타<이달균, 2010. 04. 29> (0) | 2010.04.29 |
詩가 있는 병영 115 - 보릿고개 사랑 - 영동선의 긴 봄날 5 (0) | 2010.04.13 |
詩가 있는 병영 114 - 봄, 수묵화<정경화, 2010. 04. 08> (0) | 2010.04.08 |
詩가 있는 병영 113 - 몸이 나를 불러 놓고-혓바늘<정용국, 2010. 03. 25> (0) | 2010.03.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