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1일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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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 원천리* <조영일> |
날이 맑으면 빈 들 가득히 돋아나는 키 작은 풀잎들의 아우성 반짝
이며 강물을 건너는 바람 온 몸으로 맞는다.
산이 풀어놓은 길 위로 남아 있는 고된 흔적 가물거리는 육사의 기
침소리 이따금 잎을 흔드는 나무들이 알린다.
한 장 그림으로 담기 어려운 풍경 마을이 모두 풀과 나무 한 뿌리로
살아온 날의 숨결을 볕에 널어 말린다.
*원천리: 시인 육사 이원록의 고향.
작가는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 및 <시조문학> 추천. 경북문화상, 이호우시조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등 수상. 시집: 바람의 길, 솔뫼리 사람들 외 다수. 현재 한국문협이사, 한국시조시인협회 부이사장, 이육사문학관장.
화자는 이육사의 고향 안동 원천리를 노래하고 있다. 일제시대 윤동주와 함께 저항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이육사의 기념관이 그의 고향인 안동 원천리에 있다. 독립운동을 하던 그 고된 흔적, 그 기침소리들을 이따금 잎을 흔드는 나무들이 알린다고 한다. 우리는 평소 잊고 살아가지만 지금의 우리가 정체성을 간직한 편안한 조국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이육사 같은 살신성인의 애국지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코 한장 그림으로는 담기 어려운 그 정신을 이어받으며 그것을 고결하게 간직하려는 마음이 셋째 수에서는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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