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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태백사진연구회 신리의 너와집
2009년 12월 7일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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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 눈은 내려 쌓이고
-영동선의 긴 봄날 64 <김민정> |
너와집 코클에서
관솔불이 타던 밤은
웅성이던 겨울바람
그도 잠시 물러나고
가만히
숨죽인 산골
함박눈만 쏟아졌다
하루, 이틀, 사흘…
눈은 내려 쌓이고
영동선 기적소리만
간혹 길게 울릴 때
아버지
헛기침 속엔
한겨울이 깊어갔다
작가는 시조시인. 문학박사. 국제펜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서울교원문학회 이사. 시집: 영동선의 긴 봄날, 사랑하고 싶던 날, 지상의 꿈, 나 여기에 눈을 뜨네, 시의 향기 등. 논문집: 현대시조의 고향성 연구 등
내가 어렸을 때, 고향 심포리에는 너와집이 꽤 있었다. 너와집이란 소나무 널빤지를 기와처럼 잘라 지붕에 얹은 집인데, 너와의 크기는 보통 가로 20~30센티미터, 가로 40~50센티미터 정도이며, 너와를 기와처럼 지붕에 얹어 바람에 날아가지 못하도록 무거운 돌이나 통나무로 지그시 눌러놓기도 한다.
어머니가 바느질감이나 뜨개질감을 가지고 밤마실을 가던 너와집 안방에는 흙으로 만든 벽난로와 비슷한 코클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벽난로처럼 난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내조명을 위한 것이었다. 동네 아주머니들은 코클 주변에 앉아 관솔에 불을 붙여서 코클 속에 넣어두고 그 불빛으로 일을 했다. 겨울이면 3~4일씩 폭설이 내리고 심하면 기차․자동차도 끊어져 고립되는 산간마을에서 식량걱정, 땔감걱정으로 아버지․어머니는 긴 겨울밤 잠 못 이루시고 헛기침으로 지새우곤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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