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윤형
2009년 11월 23일 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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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 다리 1- 명상을 위하여<이상범> |
길과 길 끈을 다는
빤하고 하얀 화살표
눈 뜨고 마음도 뜨고
거기 다시 귀도 뜬다면
면벽이 아니어도 정수리
길어 담을 두레박.
미진한 것 시들픈 것
물 알로 다 떠나 보내고
온전하다는 그것 조차
죄다 비운 이 지상에
아득히 섬과 섬을 이을
은빛 다리 놓고 싶다.
작가는 충북 진천 출생.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등.
현재 토방출판사 주간, 한국시조사 대표.
시집: 일식권, 별, 신전의 가을, 풀무치를 위한 명상, 오두막집행 등
시의 화자는 “섬과 섬을 이을 은빛 다리 놓고 싶다”고 한다. 인간과 인간 사이도 하나의 섬과 섬으로 떠서 서로가 외로운 상태로 흐르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죄다 비운, 즉 모든 욕망과 욕심을 비운 지상에 아름다운 은빛 다리를 놓고 싶어하는 화자는 인간과 인간 사이가 아름다운 관계로 이어지기를 원한다. 서로에게 소원하고, 서로에게 불화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눈 뜨고 마음 뜨고 귀도 떠서 길과 길 끈을 달고, 은빛 다리를 놓아 너와 나를 소통할 수 있기를 화자는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시풀이: 김민정 : 시인,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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