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어 향수 같은 투명한 저녁 노을
그렇게 하루를 닫는 조용한 삶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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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 - 가을에는 <김민정> |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이라고 했던가. 한 개인의 역사도 ‘도전과 응전’이라고 볼 수 있다. 젊은 날은 끊임없는 용기로 인생에 도전하고 또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 응전도 하며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한 삶의 자세가 인생을 아름답게, 또 살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으로 만든다.
그러나 인생의 가을쯤에는 한 발작쯤 떨어져서 인생을 관조하며 살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 무엇에도 지나치게 연연해하지 않고, 지나치게 방관하지 않는 중용의 자세로, 관조하고 이해하고 포용하며 살아가는 삶이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지혜이다.
첫째 수에서는 나뭇잎이 떨어지면 파문도 그려내고 바람 부는 날에는 잔물결도 만들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호수처럼 그렇게 잔잔하게 모든 것을 포용하며 살아가는 삶이고 싶은 마음을, 둘째 수에서는 끊임없이 출렁이며 반복되는 우리들 삶의 이야기를 말갛게 씻어내고 씻어내면서도 지치지 않는 맑은 삶의 모습을, 셋째 수에서는 누구에게도 격의 없고 부담감 주지 않아 낯익어 그리움 같은 밝고도 고운 저녁노을 같은 삶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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