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1월 14일 국방일보
| 詩가 있는 병영 - 겨울, 새벽일터 <김진길> |
외투 깃 절로 서는 대한절 이른 아침
밤새 지친 가로등이 어둠을 배웅하고
발갛게 얼음 든 귓불, 목도리를 후빈다
장작불 익어가는 공사장 한 모퉁이
곁불 쬐는 인부들의 웅숭그린 어깨 위로
허어연 입김 오가며 안부를 건네고
아직 어스름한 언 땅 위의 그림자들,
잉걸불 환한 온기로 가슴마저 녹여내며
묵직한 삶의 봇짐을 한 덩이씩 부린다
알큰하게 몸 더워야 하루가 거뜬하다고
바람 숭숭 든 찌개에 소주 한 잔 곁들이는
한평생 노역의 훈장이 새벽달에 빛난다
작가는 2003년 ‘시조문학’ 신인상,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나래시조’ 편집위원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다. 날씨마저 추운 겨울이라 더 웅숭그려지는 마음이지만, 우리는 현실을 마주하며 또다시 삶 앞에 선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라는 말을 되뇌며, ‘잉걸불 환한 온기로 가슴마저 녹여내며/ 묵직한 삶의 봇짐을 한 덩이씩 부려’내야 한다. 언제나 어려운 현실 앞에서도 잘 극복해 왔듯이, 지혜와 의지와 힘을 모아 현실의 어려움을 뚫고 우뚝 설 수 있어야 한다. 절벽 앞에서 비상하는 새가 돼야 한다.
<시풀이:김민정 -시인·문학박사>
'詩가 있는 병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동자 / 박수진- 시가 있는 병영 53 (0) | 2009.02.06 |
---|---|
노루귀꽃 / 최길하 - 시가 있는 병영 52 (0) | 2009.01.24 |
생의 한 가운데서 / 김민정 - 시가 있는 병영 50 (0) | 2009.01.07 |
U턴하는 여자 / 박희정 - 시가 있는 병영 49 (0) | 2008.12.29 |
애월(涯月)에서 / 이일향 - 시가 있는 병영 48 (0) | 2008.12.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