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선의 긴 봄날 61-65
宇玄 김민정
심포리 선바위산 : 출처: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도깨비불
-영동선의 긴 봄날 61
산짐승의 눈빛처럼
번뜩이는 도깨비불
밤길에서 몇 번인가
그 불빛을 보았다는
나한정
역전 지나서
심포리로 오르는 길
엄지로 소주병 마개
쉽게 따던 그 힘에도
무서움을 모르시던
아버지의 뚝심에도
가끔은
옷 흠뻑 적셔 오던
전설 같은 오솔길
심포리 : 출처: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심포고개
-영동선의 긴 봄날 62
산들이 여미며 여미며
틔워 놓은 가장자리
골짝마다 내려앉은
하늘빛이 발끝에 채고
어룽진
어머님 모습 위에
나지막한 한숨 소리
보득솔 가지 위로
햇살이 졸다 가면
하릴 없이 밤 재촉는
부엉이 울음소리
포근히
감싸 안으며
달로 떠서 웃는 고개
심포리
- 심포리 건널목
-영동선의 긴 봄날 63
정기적인 기차 외에
부정기차 나타나면
계획 없던 차단기
잠 설치며 내렸었고
가끔은
차단기 내려져도
달려들던 자동차들
기차꼬리 치고 나가
건널목집 들이받고
튕겨지는 자동차며
무너지는 담벼락에
한밤중
가슴 덜컹이며
놀라 깨던 건널목
눈쌓인 흥전역부근 출처: www.pbase.com/goldbough(늘푸른 자봉이의 블로그)
눈은 내려 쌓이고
-영동선의 긴 봄날 64
너와집 코클에서
관솔불이 타던 밤은
웅성이던 겨울바람
그도 잠시 물러나고
가만히
숨죽인 산골
함박눈만 쏟아졌다
하루, 이틀, 사흘
눈은 내려 쌓이고
영동선 기적 소리만
간혹 길게 울릴 때
아버지
헛기침 속엔 한겨울이 깊어갔다
나뭇짐과 꽃
-영동선의 긴 봄날 65
오십천 개울가에
버들가지 물오르면
아이들은 다투어
풀피리를 불었었고
어머님
당신의 꿈속엔
푸른 장이 열리고
나뭇짐 가지 끝에
춤추는 꽃잎 있어
마중 온 막내딸은
아비보다 꽃 더 반겨
아버님
당신의 웃음엔
그래도 귀여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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