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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선의 긴 봄날2

영동선의 긴 봄날 61~65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9. 1. 7.

영동선의 긴 봄날 61-65

 

   宇玄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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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포리 선바위산 : 출처: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도깨비불
                    -영동선의 긴 봄날 61



                    산짐승의 눈빛처럼
                    번뜩이는 도깨비불

                    밤길에서 몇 번인가
                    그 불빛을 보았다는

                    나한정
                    역전 지나서
                    심포리로 오르는 길


                    엄지로 소주병 마개
                    쉽게 따던 그 힘에도

                    무서움을 모르시던
                    아버지의 뚝심에도

                    가끔은
                    옷 흠뻑 적셔 오던
                    전설 같은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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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포리 : 출처: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심포고개
                    -영동선의 긴 봄날 62



                    산들이 여미며 여미며
                    틔워 놓은 가장자리

                    골짝마다 내려앉은
                    하늘빛이 발끝에 채고

                    어룽진
                    어머님 모습 위에
                    나지막한 한숨 소리


                    보득솔 가지 위로
                    햇살이 졸다 가면

                    하릴 없이 밤 재촉는
                    부엉이 울음소리

                    포근히
                    감싸 안으며
                    달로 떠서 웃는 고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심포리

                                                                   

                                   

                    심포리 건널목
                    -영동선의 긴 봄날 63



                    정기적인 기차 외에
                    부정기차 나타나면

                    계획 없던 차단기
                    잠 설치며 내렸었고

                    가끔은
                    차단기 내려져도
                    달려들던 자동차들


                    기차꼬리 치고 나가
                    건널목집 들이받고

                    튕겨지는 자동차며
                    무너지는 담벼락에

                    한밤중
                    가슴 덜컹이며
                    놀라 깨던 건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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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쌓인 흥전역부근 출처: www.pbase.com/goldbough(늘푸른 자봉이의 블로그)

 

                      눈은 내려 쌓이고
                      -영동선의 긴 봄날 64



                      너와집 코클에서
                      관솔불이 타던 밤은

                      웅성이던 겨울바람
                      그도 잠시 물러나고

                      가만히
                      숨죽인 산골
                      함박눈만 쏟아졌다


                      하루, 이틀, 사흘
                      눈은 내려 쌓이고

                      영동선 기적 소리만
                      간혹 길게 울릴 때

                      아버지
                      헛기침 속엔
                      한겨울이 깊어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뭇짐과 꽃
                      -영동선의 긴 봄날 65



                      오십천 개울가에
                      버들가지 물오르면

                      아이들은 다투어 
                      풀피리를 불었었고

                      어머님
                      당신의 꿈속엔
                      푸른 장이 열리고


                      나뭇짐 가지 끝에
                      춤추는 꽃잎 있어

                      마중 온 막내딸은
                      아비보다 꽃 더 반겨

                      아버님
                      당신의 웃음엔
                      그래도 귀여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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