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선의 긴 봄날 66-70
宇玄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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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계중학 느티나무: 출처: 이희탁(삼척시 문화위원)
도계중학 느티나무
-영동선의 긴 봄날 66
이 산골 깊은 역사
누구보다 잘 아는 이
동네사람 사랑 받아
육백 년을 살아가며
봄이면
꽃보다 고운
속잎들을 틔우고
단옷날엔 위령제로
영혼들을 위로하고
때로는 휴식 공간 우정이 쌓여 가던
꿈처럼
커 가는 나무
추억 속의 긴 잎 느티
철로위의 꼬마 요정
-영동선의 긴 봄날 67
보리밥과 고추장이
전부였던 도시락을
아카시아 그늘에서
친구들과 둘러앉아
밥에다
고추장 넣고
도시락째 흔들었다
팔 벌려 균형 잡고
철로 위서 오래 걷기
코마네치 선수 같은
평행봉의 소녀 요정
내 유년
영동선 위로
무지개를 띄운다
사진: 중년의 쉼터
기찻굴 통과하기 기차라도 혹 만날까
-영동선의 긴 봄날 68
안심포리 하굣길에
심심해진 아이들은
삼백 미터 족히 되는
기찻굴 빠져가기
중간쯤
이르게 되면
앞도 깜깜 뒤도 깜깜
천장에선 하나, 둘
물방울이 떨어지고
불빛 하나 없는 곳
아이들
입 꼭 다문 채
앞만 보고 걸었다
심포리 기찻길: 출처: 늘푸른 자봉이의 블로그
마차리역: 출처: www.pbase.com/glodbough
산다래와 산머루
-영동선의 긴 봄날 69
봉화를 지나면서
철길가 산을 보면
칡덩굴, 머루덩굴,
다래덩굴, 담쟁이덩굴
칭칭칭
나무 감으며
함께 살자 졸랐다
군것질 하나 없던
가난한 산골마을
새콤한 산머루와
달콤했던 산다래
자연이
산골아이에게 준
멋진 선물이었다
도경역을 지나며
-영동선의 긴 봄날 70
마차리역, 신기역,
도경역을 가다보면
유난히 많이 띄는
나무들이 있단다
온 산을
뒤덮고 있는
키가 낮은 도장나무
단단하고 작은 마디
야무지게 자라는지
몇십 년이 지났어도
아직도 키 작은 나무
강산은
그대로인데
나만 흘러 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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