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동선의 긴 봄날2

영동선의 긴 봄날 56~60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9. 1. 7.

영동선의 긴 봄날 56-60

 

   宇玄 김민정

 

  -= IMAGE 4 =-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눈 쌓인 흥전역부근 : 출처: 늘푸른 자봉이의 블로그

 

                    싸카
                    -영동선의 긴 봄날 56



                    철판을 구해다가
                    신발크기로 자르고

                    뾰족한 징 네 개 박고
                    좌우에는 끈을 달아

                    신발의
                    밑창에 대어
                    좌우 끈을 묶었다


                    여러 켤레 준비하여
                    겨울철의 손님맞이

                    역전에서 기다리다
                    손님에게 대여하고

                    그들과
                    함께 올라가
                    회수하여 내려왔다


                             미인폭포가 있는 협곡: 출처: www.geozoonee.tistory.com/201

 

                    아이스케키
                    -영동선의 긴 봄날 57



                    그 여름 무덥던 날
                    무거운 통 어깨 메고

                    용돈을 벌기 위해
                    '아이스케키' 외치면

                    하루해
                    케키처럼 녹아
                    흐늑이고 있었다


                    그 힘든 언덕길에
                    바람처럼 나타나서

                    타던 목 축여 주던
                    멋쩍게 키 큰 소년

                    지금쯤
                    까아만 어깨
                    희어져서 살아갈까

 

                         심포리역 부근 : 출처: 늘푸른 자봉이의 블로그

 

                    기관차 머리 타고
                    -영동선의 긴 봄날 58



                    힘겹게 사람들이
                    언덕길을 오내릴 때

                    기관차 머리 타고
                    자랑처럼 오내리며

                    그 끗발
                    으스대던 아이
                    어디쯤을 살아갈까


                    오십천 긴 줄기가
                    북평바다로 흘러갈 때

                    한여름 개울에서
                    멱을 감던 소녀들

                    빛바랜 
                    사진 속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사진: 이희탁                               심포리

                         

                    통리역전
                    -영동선의 긴 봄날 59



                    역전에는 흥건하게
                    좌판들이 늘어서고

                    호박, 오이, 산나물
                    삼척서 온 생선까지

                    머리 푼
                    보따리들이
                    수군대며 장을 섰다


                    사람 끓는 어디에든
                    소매치기 따라 붙어

                    대바우촌 사창가의
                    폭력조직 두목 중에

                    흰장갑,
                    빨간마후라
                    사람들을 후렸다
                     

출처: 이희탁(삼척문화위원)                  인크라인 옛터

                       

 

 

                    흔들리는 풍경
                    -영동선의 긴 봄날 60



                    올라가는 통리선과
                    내려오는 심포선이

                    햇빛과 바람 속을
                    통과하고 있을 때

                    양편엔  
                    식당과 술집
                    한 시대를 풍미했다


                    몇 개의 긴 터널로
                    사라져간 강삭철도

                    그 한때 화려하던
                    까마득한 언덕길엔 

                    추억만
                    잡풀로 자라
                    흔들리고 있었다

'영동선의 긴 봄날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동선의 긴 봄날 66~70   (0) 2009.01.07
영동선의 긴 봄날 61~65   (0) 2009.01.07
영동선의 긴 봄날 51~55   (0) 2009.01.07
영동선의 긴 봄날 46~50  (0) 2009.01.07
영동선의 긴 봄날 41~45  (0) 2009.01.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