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선의 긴 봄날 56-60
宇玄 김민정
눈 쌓인 흥전역부근 : 출처: 늘푸른 자봉이의 블로그
싸카
-영동선의 긴 봄날 56
철판을 구해다가
신발크기로 자르고
뾰족한 징 네 개 박고
좌우에는 끈을 달아
신발의
밑창에 대어
좌우 끈을 묶었다
여러 켤레 준비하여
겨울철의 손님맞이
역전에서 기다리다
손님에게 대여하고
그들과
함께 올라가
회수하여 내려왔다
미인폭포가 있는 협곡: 출처: www.geozoonee.tistory.com/201
아이스케키
-영동선의 긴 봄날 57
그 여름 무덥던 날
무거운 통 어깨 메고
용돈을 벌기 위해
'아이스케키' 외치면
하루해
케키처럼 녹아
흐늑이고 있었다
그 힘든 언덕길에
바람처럼 나타나서
타던 목 축여 주던
멋쩍게 키 큰 소년
지금쯤
까아만 어깨희어져서 살아갈까
심포리역 부근 : 출처: 늘푸른 자봉이의 블로그
사진: 이희탁 심포리
출처: 이희탁(삼척문화위원) 인크라인 옛터
기관차 머리 타고
-영동선의 긴 봄날 58
힘겹게 사람들이
언덕길을 오내릴 때
기관차 머리 타고
자랑처럼 오내리며
그 끗발 으스대던 아이
어디쯤을 살아갈까
오십천 긴 줄기가
북평바다로 흘러갈 때
한여름 개울에서
멱을 감던 소녀들
빛바랜
사진 속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통리역전
-영동선의 긴 봄날 59
역전에는 흥건하게
좌판들이 늘어서고
호박, 오이, 산나물
삼척서 온 생선까지
머리 푼
보따리들이
수군대며 장을 섰다
사람 끓는 어디에든
소매치기 따라 붙어
대바우촌 사창가의
폭력조직 두목 중에
흰장갑,
빨간마후라
사람들을 후렸다
흔들리는 풍경
-영동선의 긴 봄날 60
올라가는 통리선과
내려오는 심포선이
햇빛과 바람 속을
통과하고 있을 때
양편엔
식당과 술집
한 시대를 풍미했다
몇 개의 긴 터널로사라져간 강삭철도
그 한때 화려하던
까마득한 언덕길엔
추억만
잡풀로 자라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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