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동선의 긴 봄날2

영동선의 긴 봄날 21~25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9. 1. 7.
영동선의 긴 봄날 21-25

 

   宇玄 김민정

 

 

      

 

 

                  오십천 맑은 물
                  -영동선의 긴 봄날 21



                  눈부신 햇살 아래
                  복사꽃 환한 봄날

                  새소리 하늘 가득
                  퍼져 가는 철길가에

                  민들레
                  노란 꽃잎이
                  아른아른 피어나고


                  오십천 맑은 물속
                  평화로운 송사리떼

                  바위마다 가재들이 
                  알을 스며 놀고 있고

                  밤이면
                  총총한 별떨기
                  꽃이 되어 피어나던


     

                    탄광촌의 시작
                    -영동선의 긴 봄날 22



                    정적 속에 살아나던
                    산업철도 기적 소리

                    산마을 긴 적막이
                    수런수런 잠을 깨면

                    탄광촌
                    노다지 캐러
                    전국에서 모여들고


                    꿈을 실어 나르던 길
                    행복 실어 나르던 길

                    영동선 화물 열차
                    끊임없이 오고 가며

                    역사의
                    수레바퀴가
                    요란하게 돌아가던


       

                      탄광촌의 하루
                      -영동선의 긴 봄날 23



                      도시락을 매어단 채
                      곡괭이와 삽을 메고

                      갑.을.병반 나누어서
                      막장으로 몰려가면

                      탄광촌 
                      긴 하루해가
                      까아맣게 묻히고


                      장미잎을 닮은 찔레
                      새순 돋아 나올 때쯤

                      오동통한 순만 골라
                      껍질 벗겨 먹는 사이

                      봄날의 
                      긴 하루해가
                      자박자박 흘러가던

         

          

         

                        탄광촌의 삶
                        -영동선의 긴 봄날 24



                        막장 깊이 묻혀 있는
                        꿈을 캐어 내느라고

                        화약 속 불꽃 같은
                        청춘을 바쳐 가며

                        흥건히
                        삶을 퍼내던
                        통리, 도계 그 사잇길


                        은사시 한 그루가 
                        나뭇잎을 반짝일 때

                        진폐증도 마다 않은
                        오십천의 물굽이엔

                        굴뚝새
                        울음만 같은
                        안개 소리, 빗소리
                         

           

           

                          탄광촌의 숨소리
                          -영동선의 긴 봄날 25



                          윤기 내며 달려가는
                          반세기의 역사 앞에

                          뜨거운 불꽃, 불꽃
                          가득 실은 화물차는

                          긴 장화
                          질척이던 갱도
                          그 어둠을 사르고


                          고적한 사막에서
                          휘파람을 불고 있는

                          투사의 눈빛 같은
                          캡램프의 불빛 속엔

                          선인장
                          꽃보다 강인한
                          광부들의 숨소리

                '영동선의 긴 봄날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동선의 긴 봄날 31~35  (0) 2009.01.07
                영동선의 긴 봄날 26~30  (0) 2009.01.07
                영동선의 긴 봄날 16~20  (0) 2009.01.07
                영동선의 긴 봄날 11~15  (0) 2009.01.07
                영동선의 긴 봄날 6~10   (0) 2009.01.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