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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선의 긴 봄날2

영동선의 긴 봄날 6~10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9. 1. 7.

                         영동선의 긴 봄날 6-10

 

   宇玄 김민정

 

 

 

                  만주 이민
                  -영동선의 긴 봄날 6



                  이 땅의 식민시대
                  고향 등진 사람 속에

                  아버지와 어머니
                  만주행을 결심했지

                  황무지
                  개간을 위한
                  권유이민 달콤해서


                  열아홉 고운 어머니
                  첫딸 등에 들쳐 업고

                  아버진 스물 여섯
                  젊음을 끌어안고

                  산 설고
                  물설은 땅에
                  꿈을 찾아 떠났었지

 

                  만주 이민
                  -영동선의 긴 봄날 7



                  한 모금 물도 귀해
                  황토물을 먹더구나

                  식사도 둘러앉아
                  솥단지 채 하더구나

                  어머니
                  치는 넌더리
                  황량함이 눈에 밟혀


                  전기시설 전화시설
                  병원시설 엉망이고

                  병나면 몇십 리를
                  걸어가야 했단다

                  피부병,
                  물갈이 배탈
                  괴로움이 너무 컸어


 

 

                  만주 탈출
                  -영동선의 긴 봄날 8



                  굶어도 내 땅에서
                  마땅히 죽으리라

                  가야지 가야하리
                  기다려온 어느 날

                  고장난
                  전화선 뒤로
                  고향으로 휘달렸어


                  소 팔아 여비 보내라
                  형님께 간청하고

                  기다릴 시간 없어
                  병원통행증 발급 받아

                  탈출도
                  눈물겨웠던
                  자유조차 없던 그 땅

 

 

                  다시 고국 땅에
                  -영동선의 긴 봄날 9



                  여비가 떨어지면
                  며칠 동안 품을 팔고

                  돈만큼 차를 타고
                  나머지는 다시 걷고

                  두만강
                  건너는 발길
                  목이 메어 울었단다


                  청진, 부령 눈에 익은
                  우리 흙, 우리 내음

                  인심 좋은 마을에선
                  고생한다 동정하며

                  식량에
                  여비 보태어
                  배웅까지 하더구나

 

 

                  이 땅 사람들
                  -영동선의 긴 봄날 10



                  눈물 나게 다정한
                  사람들이 사는 땅

                  금강산 만이천 봉
                  멀리서도 보였지만

                  너무나
                  지친 몸이라
                  구경초차 못 갔단다


                  두 달이 넘게 걸려
                  고향 땅에 도착하니

                  보내준 여비 어쩌고
                  그 고생을 했느냐고

                  사정도
                  모르는 형님
                  혀를 끌끌 차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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