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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익은 석류, 지금은 이란산 석류가 더 많이 들어와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지만 우리 재래의 석류, 석류꽃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작품에서는 낯선 길을 가다 만난 석류는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소재가 되고 있다. 토담 너머 날 부르시던 어머니의 환한 목소리, 그것을 듣고 있던 이끼 낀 석류나무가 생각나서 낯선 길을 가다 만난 석류나무가 고향을 만난 듯 반가운 것이다. 더구나 가슴 쩌억 열어젖히며 그 붉은 속을 보여주고 있는 석류, 그 알알, 그것은 마치 ‘괜찮다 그깟 일로 기 죽지 말거레이’라고 기죽은 아들 어깨를 툭 치며 다독이는 어머니 말씀으로 다가온다. 그 붉은 마음, 그 붉은 말씀을 석류알에서 발견하는 화자는 석류에서 고향의 어머니를 발견하고, 어머니의 말씀을 읽는다.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어머니의 말씀이 발효된 것 같은 깊은 맛에, 응석둥이 자식 되어 그 품에 다시 상상으로 안겨보며 지금쯤 고향 집에도 한창일 가을빛을 생각한다. 석류나무가 있는 고향 집을 생각하는 시인의 고향의식은 따스하고 정겹다. <시풀이:김민정-시인·문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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