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떠난 새들을 위해 아직도 도시는 상흔만 어루만질 뿐 시린 가슴 하고 있다 젖었던 어깨를 말릴 온기마저 식어가고
막장은 닫혀 있고 갱목은 젖어들어 쓴 물이 된 과거는 주름 위로 묻혀 간다 다시 또 퇴적되는 시대 내 영혼의 화석도시
이제 와 푸른 맥이 아니어도 괜찮다 밤새워 불 밝히던 검붉은 열정으로 떠나간 새들을 위해 불사조가 되어 다오
작가는 시인(본명 김동인)·2007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나래시조협회 회원
예전에는 쥐라기시대 동식물의 화석이 화석연료가 돼 비록 힘든 노동이긴 했지만,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줘 희망을 갖게 하고, 삶에 활력을 넘치게 하고, 난방의 효력을 발생해 사람들에게 따스함을 선사하던 석탄, 그 석탄일을 하며 살아가던 광산촌 산마을.
하나 둘 외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도시를 만들더니 석탄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지금은 다시 또 고요한 화석도시가 돼 가고 있다. 떠나간 새들을 위해 도시는 상처의 흔적만 어루만질 뿐 시린 가슴을 하고 있다. ‘젖었던 어깨를 말릴 온기마저 식어 가고’ 있는 탄광촌, 그러한 도시를 바라보는 시인의 안타까움이 잘 나타나고 있는 시다.
‘막장은 닫혀 있고 갱목은 젖어들어/다시 또 퇴적되는 시대 내 영혼의 화석도시’인 것이다. 그러나, 그러나… 푸른 맥이 아니어도, ‘떠나간 새들을 위해 불사조가 되어 다오’라는 표현 속에는 그 도시가 영원하기를,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도시이기를, 화석도시가 아니기를 시인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시풀이:김민정-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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