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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청(靑) / 한분순 - 시가 있는 병영 25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8. 9. 27.

 
 

 

 

 
<2008년 07월 07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청(靑) <한분순>
 

여름은
내 곁에
아직 무성(茂盛)히 있네

깊숙한 골짜기에서
한잠 자고
이내를 건너

더러는
빠뜨리고 더러는
또 손에도 들었네


작가는‘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 회장,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윤리위원. 정운시조문학상, 한국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등 수상. 시집 ‘실내악을 위한 주제’ ‘서울 한낮’ ‘소녀’

   시 속의 화자는 아직도 무성한 여름 곁에 있다. 그것은 사계절의 여름일 수도 있고, 인생의 여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후자에 더 가깝다. 무성한 여름을 상징하는 청춘의 시간, 그 푸름이 아직도 곁에 무성히 있음을 느끼는 시인은, 아니 시인의 마음은 젊다.
   1인칭 시의 화자가 ‘깊숙한 골짜기에서 / 한잠 자고 / 이내를 건너’ 오는 동안 ‘더러는 / 빠뜨리고 더러는 / 또 손에도 들었네’라고 하여 더러는 잃어버린 시간과 청춘, 그리고 꿈도 있지만 아직도 손에 들고 있는 시간, 청춘, 꿈이 있음을 상징적으로 말하고 있다. 사무엘 울만은 ‘청춘’이라는 시에서 “청춘이란 /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 마음가짐을 말한다 // 장미의 용모 / 붉은 입술 / 나긋나긋한 손발이 아니라 / 씩씩한 의지 / 풍부한 상상력 /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고 했다.
   사람들은 몸보다 먼저 마음이 늙는지도 모른다. 스스로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물러나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울만의 시처럼 청춘이란 마음가짐이다. 늘 도전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것이 바로 청춘이다.

<시풀이:김민정-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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