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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세포자멸사를 생각하며 / 장명웅 - 시가 있는 병영 23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8. 9. 27.

 

    세포자멸사를 생각하며 장 명 웅 육십 조(兆) 한 목숨의 가녀린 세포덩이 갈래갈래 쓰임새 따라 맡은 일 다 달라도 정겹게 밀고 당기며 끌고 가는 수레바퀴 거친 광야 아우르며 굽이굽이 재를 넘고 골골이 쌓인 응어리 흔적 없이 삭여 주며 허욕의 너울 벗고서 홀로 걷는 의로운 길 후미진 자갈밭 길 수신호로 알려주며 지켜야 할 식솔들이 어려움 당할 때면 한 목숨 버려서라도 구해내는 참사랑

                                            <2008년 06월 23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세포자멸사를 생각하며 <장명웅>
                                             
                                             
                                            육십 조(兆) 한 목숨의 가녀린 세포덩이
                                            갈래갈래 쓰임새 따라 맡은 일 다 달라도
                                            정겹게 밀고 당기며 끌고 가는 수레바퀴

                                            거친 광야 아우르며 굽이굽이 재를 넘고
                                            골골이 쌓인 응어리 흔적 없이 삭여 주며
                                            허욕의 너울 벗고서 홀로 걷는 의로운 길

                                            후미진 자갈밭 길 수신호로 알려주며
                                            지켜야 할 식솔들이 어려움 당할 때면
                                            한 목숨 버려서라도 구해내는 참사랑


                                            작가는 시인, 의학박사.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지냄. 2004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열린시조학회 부회장, 부산시조시인협회 회원. 시집 ‘물 파랑 치는 날갯짓’

                                               의학적인 면에서 시조의 소재를 찾았기 때문에, 소재 면에서 매우 신선하다. 우리 몸의 세포를 소재로 작품을 쓰고 있어 다른 시조에서 맛보던 것과 사뭇 다른 신선한 느낌과 감동이 느껴진다. 우리는 한 인간으로 무심히 살고 있지만, 우리 몸 안에서는 순간순간 세포가 죽고 생겨나기를 반복하면서 하루를 살아간다. 
                                               이 작품은 자기를 희생하며 참사랑을 구현하는 신비로운 인체의 세포자멸사를 예찬하고 있다. 자기의 기능을 다한 후에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하는 희생이 있기에 우리는 건강한 몸으로 새로운 세포를 만들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세포자멸사와 같이 자기희생으로 남을 살리는 미담이 많기를 바라는 시인의 아름다운 마음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시풀이:김민정-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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