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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병영

쇠말뚝 / 이근덕 - 시가 있는 병영 24

by 시조시인 김민정 2008. 9. 27.

 

 

<2008년 07월 01일 국방일보>

 
詩가 있는 병영 - 쇠말뚝 <이근덕>
 

 
제왕봉 정수리에
쇠말뚝이 웬 말인가
얼얼한 오랜 세월 흘린 눈물 또 얼마랴
분함에
가슴 뜯으며
울먹이는 저 소리

이보다 더한 아픔 세상 어디 또 있을까
흙 한줌 없이 자란 노송마저 울부짖고
야멸친 몹쓸 왜인을 경멸하는 저 눈빛

닿을 듯 우뚝 솟은
민족 영산 곳곳마다
그토록 혈을 끊고 말살하려 들었지만
꿋꿋이
지켜낸 영산
활짝 웃는 저 하늘


작가는 시인. 고령 출생. 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 회원, 고령문협 시조분과장. 시집 ‘잎새의 노래’ ‘꽃 피고 새 우는 날에’ ‘만남이 축복인 것을’


   이 시에서 말하는 쇠말뚝은 일제시대 우리의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주로 우리의 영산 정수리에 박아 놓은 쇠말뚝을 말한다. 그 쇠말뚝으로 혈맥이 끊긴 산은 오랜 세월 얼마나 힘들었을까. 일제시대 아픔을 견뎌온 것은 민족만이 아니라 우리의 산과 들도 역시 고통당했음을 둘째 수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하늘에 닿을 듯이 우뚝 솟은 우리 민족의 영산, 그 곳곳마다 혈을 끊고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려 쇠말뚝을 박았음에도 우리의 영산들은 꿋꿋했고 그것을 바라보는 하늘은 활짝 웃고 있다.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고,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꺾기 위해 일제는 여러 방법을 썼고, 그중 하나가 우리의 영산에 쇠말뚝을 박는 것이었다. 역사는 흘러가 잊히기 쉽지만 그것을 잊지 않고 우리의 후손에게 전해줘 투철한 민족의식을 갖게 하는 데 문학은 한 몫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시풀이:김민정-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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